초등생 학원차에 80m 끌려가 숨져

  • 입력 2007년 4월 4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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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차 운전자의 부주의로 차에서 내리던 초등학생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3일 오후 8시경 서울 관악구 봉천동 W 아파트 앞길에서 초등학교 4년생 윤모(10) 군이 태권도학원 차에서 내리다 자신이 입고 있던 태권도복이 스타렉스 승합차 문에 걸려 80m 정도 끌려갔다. 윤 군은 학원차 뒷바퀴에 깔려 사고 직후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다.

태권도학원 원장인 운전자 박모(46) 씨는 경찰에서 "아이가 끌려오고 있는지 몰랐는데 차 밖에서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며 손가락질을 해서 차를 멈추고 살펴보니 아이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학원차에는 보호자 없이 초등학생 5명이 타고 있었고 아무도 윤 군이 끌려오고 있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박 씨에 대해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스쿨버스는 보호자가 함께 탑승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 학원차는 자가용이었기 때문에 보호자가 탑승하지 않아도 제재할 수 없다"며 "스쿨버스는 제작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학원들이 자가용을 학원차로 이용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 오후 3시경 울산의 한 초등학교 1년생 박모(8) 양도 피아노학원을 다녀오던 길에 학원차의 문에 옷이 끼어 20m를 끌려오다 숨졌다.

이날 사고도 학원차를 운전한 원장 이모 씨가 박 양이 안전하게 차에 내린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차를 몰면서 일어났다.

2월 13일에도 경기 양주에서 황모(8) 군이 합기도 학원차에서 내리다 점퍼가 끼어 학원장이 운전하던 차에 10m 끌려가 숨졌다. 이곳에서는 같은 달 5일에도 김모(7) 양도 학원장이 운전하던 차에 옷이 낀 채 끌려가다 목숨을 잃었다.

조은아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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