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운영 재미교포 총격전 끝 권총강도 막아

  • 입력 2007년 3월 1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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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전 끝에 2인조 권총강도를 잡은 재미교포 제이슨 이 씨가 NBC와의 인터뷰에서 총을 쏘는 동작을 재연하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 NBC 화면 촬영
총격전 끝에 2인조 권총강도를 잡은 재미교포 제이슨 이 씨가 NBC와의 인터뷰에서 총을 쏘는 동작을 재연하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 NBC 화면 촬영
8일 오전 6시 반경 미국 필라델피아의 ‘선라이스 브렉퍼스트’ 식당.

식당 주인인 한인교포 제이슨 이(이재준·45) 씨와 부인, 여종업원이 가게 문을 열자 곧바로 강도 2명이 나타나 권총을 들이댔다. “돈을 주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

겁에 질린 여종업원은 움직이지도 못했다. 이 씨 부인이 강도에게 돈을 건네기 위해 계산대 쪽으로 향했다.

이 순간 기회를 엿보던 이 씨는 권총을 발사했다. 범인 중 한 명은 머리에 총을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

다른 범인이 이 씨에게 권총을 두발 발사했지만 총알은 다행히 이 씨를 비켜갔다. 이 씨는 즉각 이 범인에게 총을 발사해 얼굴에 부상을 입혔다. 범인은 피를 흘리며 도망쳤다.

이 씨는 즉각 범인을 추격했다. 식당 밖에서 강도를 잡아 땅에 엎드리게 한 뒤 발로 밟은 채 권총을 들이대고 경찰이 올 때까지 도주를 막았다. 이 씨가 총을 겨눈 채 범인을 제압한 사이 현장에 있던 이웃이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동영상을 현지 언론에 제공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이 씨는 1993년에도 2인조 권총강도와 총격전 끝에 한 명을 사살하고 다른 한 명에는 부상 입힌 적이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현지 언론은 이 씨를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이 씨는 합법적인 총기면허를 가지고 있었으며 경찰은 이 씨의 행동을 권총강도에 맞선 정당방위로 인정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 씨는 사건 직후 인터뷰에서 “숨진 범인의 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영웅이 아니다. 나와 가족, 주변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3대 네트워크 중 하나로 뉴스 시청률이 가장 높은 NBC는 10일 오후 메인뉴스에서 ‘미국 도시 범죄율 다시 급증’이라는 기획기사를 보도하면서 이 씨가 범인을 제압하는 동영상을 자료화면으로 활용해 이 씨의 활약상이 미국 전역에 방송되기도 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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