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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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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 정영진(49·사법시험 24회·사진) 부장판사는 20일 법원 내부 통신망에 올린 ‘석궁테러 관련-이용훈 대법원장의 거취에 대한 결단을 촉구하며’라는 글을 통해 “이 대법원장의 변호사 시절 세금 탈루와 전별금 의혹 같은 부정적 행태가 지금의 사법 불신에 이르는 데 중요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법원장은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해명이 되지 않는다면 거취 문제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설사 결백하다 하더라도 이런 의혹들이 충분히 해명되지 않는다면 대법원장 직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법원 가족이나 일반 국민에게 너무나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며 사실상 이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또 “소설 같은 시나리오”라고 전제한 뒤 법조 비리로 구속된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형사합의부장이 아닌 형사항소부장으로 전보되고 1심에서 조 전 부장판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부장판사가 고법 부장판사 승진에서 탈락한 데에도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부장판사는 글 말미에 “이런 인사를 보게 되는 법관들이 대법원장의 눈치를 보는 재판을 하려는 유혹을 받지 않을까”라고 반문한 뒤 “동기들보다 임관이 늦어 내년에 고등부장 승진 인사 대상자인 내가 이 글로 인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것을 걱정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적었다.
법원 내부에서는 이 글이 최근의 법원 정기 인사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고 대법원도 “인사 불만을 가진 분이 돌출 행동을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최근 인사에서는 사법연수원 13∼15기에서 18명이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했으며 연수원 14기인 정 부장판사는 같은 법원 민사항소8부 재판장으로 전보됐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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