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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1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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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는 봉천동과 신림동의 이름을 바꿀지, 그대로 사용할지를 묻는 주민 설문조사를 전문여론조사기관 2곳에 의뢰해 다음 달 중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관악구가 개명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은 과거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던 봉천동과 신림동의 산등성 산비탈 등이 지난해 난곡 일대가 고층아파트 단지로 바뀌는 것을 마지막으로 재개발사업이 완료돼 더는 달동네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자치구에서 살다가 봉천동과 신림동 일대 신축 아파트로 이사 온 주민들을 중심으로 “‘못사는 동네’라는 이미지를 벗으려면 반드시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데다 “동네 이름 때문에 집값이 인근 동작구의 상도동 사당동에 비해 싸다”고 주장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아 관악구로서는 개명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라는 것. 김효겸 구청장도 봉천동과 신림동의 개명을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관악구는 3월 설문조사 결과 개명 찬성의견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면 새로운 동 이름을 공모하는 등 후속조치에 들어갈 방침이다. 또 개명에 필수적인 ‘전 주민을 상대로 한 의견조사’를 실시해 행정자치부에 동 이름 변경을 정식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봉천동과 신림동의 동 이름 변경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1년과 1993년, 1995년 등 세 차례나 추진됐지만 번번이 행정자치부 동명 개칭 지침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무산됐다. 그러나 지난해 행자부 지침이 동 이름 개명 때 90% 이상 찬성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기준이 바뀌어 1995년 찬성률인 84%만 나와도 이번에는 개칭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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