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따뜻한 졸업식’…이런 제자 이런 스승

  • 입력 2007년 2월 14일 07시 12분


“선생님들에겐 연례행사지만 아이들에겐 한 번뿐인 졸업입니다. 평생 마음에 간직할 졸업식이 되도록 합시다.”

15일 제96회 졸업식을 하는 경북 경산시의 하양초등학교 교사들은 13일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얘기를 나눴다.

교사들은 졸업생 300명을 위해 △모두가 참여하는 졸업식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졸업 △사랑이 넘치는 졸업이라는 세 가지 ‘졸업 주제’를 정했다.

특히 교사들은 졸업생 중 가정 형편이 매우 어려운 소년소녀가장 2명을 위해 ‘평생 후원자’를 찾는 편지를 경산지역의 기업체와 공공기관, 사회단체 등에 보냈다.

이 편지를 받은 의사 2명이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며 나섰다.

이들은 졸업식에서 전교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생의 인연을 맺을 예정이다.

학생들은 14일까지 ‘감사의 꽃’을 만든다는 것.

이들은 졸업식장에서 6년 동안 자신이 가장 고맙게 생각한 사람에게 꽃과 감사의 편지를 안겨줄 준비를 하고 있다.

선생님, 부모님, 급식소 아주머니 등 누구라도 상관없다.

하양초교 신동환 교장은 “졸업식은 해마다 열리지만 졸업생은 매년 다르다”면서 “시대가 바뀌었다지만 6년 동안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졸업을 하는 만큼 감사의 마음이 넘치도록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대구 북구 동천동의 북부초등학교는 14일 열리는 졸업식에서 졸업생 184명에게 ‘꿈을 키우는 책’을 한 권씩 선물한다.

‘10대 꿈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너는 특별하단다’, ‘청소부 밥’ 등 청소년에게 권장할 만한 책을 졸업생들이 직접 골랐다.

북부초교 연구부장인 이옥정(39·여) 교사는 “아주 특별한 졸업선물이 될 것”이라며 “6학년 담임선생님들은 책에 아이들이 건강하고 훌륭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글도 써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6년 동안 결석을 한 번도 하지 않은 학생 113명은 성실함에 대한 상으로 5000원이 저축된 ‘꿈을 담을 저금통장’을 선물로 받는다.

신호성 교장은 “졸업생이 모두 자신의 20년 뒤 꿈을 기록한 종이를 학교 역사관에 보관할 예정”이라며 “졸업을 하더라도 오래도록 친구들과 선생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꿈을 키웠으면 하는 게 스승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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