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돈 뜯는 국제 사기단 검거

  • 입력 2007년 1월 25일 17시 13분


자녀를 납치했다고 거짓말로 협박해 돈을 뜯어내거나 검찰, 경찰 수사관을 사칭해 전화로 돈을 뜯어낸 국제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25일 대만인 2명과 중국인 2명 등 5명을 구속하고 또 다른 대만인 3명은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대만인 4명을 수배하고 이들의 인적사항을 인터폴에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3일 오후 5시50분 경 경기 고양시 일산3동 이모(54) 씨는 "당신 아들이 친구의 도박빚을 보증 섰으나 갚지 않아 납치했다"며 돈을 요구하는 발신지 불명의 전화를 받았다.

이 씨가 의심하자 미리 녹음해 둔 사람 비명 소리가 들려오며 협박이 이어졌고 당황한 이 씨는 곧바로 1470만 원을 보냈다는 것.

이 씨는 경찰에서 "최근 비슷한 사기 범죄 보도를 보고 '저런 수준 범죄에 왜 당할까'라고 비웃었다가 다급하게 들리는 비명소리에 나도 속고 말았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대만인과 중국인들은 중국 내 총책의 지시를 받고 국내에 들어와 수십 개의 계좌를 만들고 돈을 수금하는 역할을 해왔고 협박전화는 중국의 다른 조직원이 국제전화로 걸었다.

이들은 이 씨와 아들이 통화하지 못하도록 돈이 송금될 때까지 둘의 휴대전화로 계속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휴대전화 번호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조사 중이다.

이 조직은 지난해 12월 김모(60·여) 씨에게 검찰을 사칭해 전화를 걸어 "당신 명의의 카드가 범죄에 이용됐으니 시키는대로 조치하라"고 겁을 줘 현금인출기 앞으로 유인한 뒤 자신들 계좌로 350만 원을 송금하게 하는 등 한달 여 동안 서울, 경기, 부산 등지에서 24명으로부터 3억3000여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번에 검거된 조직은 한 조직의 일부 조직원에 불과하고 조사결과 여러 개의 조직이 경쟁적으로 중국에서 국제전화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사기를 벌이고 있으므로 협박성 전화가 걸려오면 당황하지 말고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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