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물고문 만행 그자리에…박종철 기념관 설립 추진

  • 입력 2007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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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월 박종철 씨가 물고문을 받다 숨진 현장인 서울 용산구 남영동 옛 치안본부 대공보안분실 509호 조사실 내부 모습. 연합뉴스
1987년 1월 박종철 씨가 물고문을 받다 숨진 현장인 서울 용산구 남영동 옛 치안본부 대공보안분실 509호 조사실 내부 모습. 연합뉴스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됐던 박종철(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사진) 씨가 경찰의 물고문으로 숨진 현장인 서울 용산구 남영동의 옛 치안본부 대공보안분실에 ‘박종철기념관’ 설립이 추진된다.

박종철기념사업회는 3일 “박 열사가 조사를 받다 숨진 509호 조사실을 포함해 옛 남영동 분실 건물 안에 ‘박종철기념관’을 설립해 위탁 운영하는 방안을 놓고 지난해 말부터 경찰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념관에는 박 씨가 민중운동의 일환으로 공장에서 일할 때 쓴 일기장과 당시 민주화운동 장면을 담은 사진 등의 자료가 전시된다.

남영동 보안분실은 1976년 간첩 수사를 위해 세워졌으나 민주화운동 인사들이 붙잡혀 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고문이 자행된 곳으로 악명을 떨쳤다. 1987년 1월 14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일반에 알려졌다.

경찰은 2005년 7월부터 이 건물을 ‘경찰청인권보호센터’로 사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경찰인권기념관으로 바꾸기로 하고 지난해 9월 ‘경찰인권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종철기념사업회 측은 이르면 다음 달 중 경찰과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6·10민주항쟁 20주년인 6월 10일에 박종철기념관을 개관할 계획이며 이날 ‘제6회 박종철인권상’ 시상식도 열기로 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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