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청 불깡통-각목 ‘습격’…전의경 방패 불태워

  • 입력 2006년 11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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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농민 22일 오후 강원도청 앞에서 강원지역 농민들이 한미FTA 저지를 위한 집회를 열고 도청 안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대치하자 농민들이 햇불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춘천=연합
성난 농민 22일 오후 강원도청 앞에서 강원지역 농민들이 한미FTA 저지를 위한 집회를 열고 도청 안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대치하자 농민들이 햇불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춘천=연합
反FTA 시위대 격렬시위 22일 광주시청 앞에서 열린 한미 FTA 협상 저지를 위한 광주전남운동본부 시도민 궐기대회에 참가한 노동자 및 농민단체 시위대가 광주시청사 등에 진입을 시도하면서 돌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시위를 벌이고 있다. 광주=연합
反FTA 시위대 격렬시위 22일 광주시청 앞에서 열린 한미 FTA 협상 저지를 위한 광주전남운동본부 시도민 궐기대회에 참가한 노동자 및 농민단체 시위대가 광주시청사 등에 진입을 시도하면서 돌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시위를 벌이고 있다. 광주=연합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에 대한 준법 시위 기대는 허무하게 무너졌다.

도심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집회를 금지하겠다는 경찰의 방침을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던 시위대는 22일 법을 무시하는 각종 불법 행위로 큰 실망감을 안겼다.

죽봉과 각목이 시위 현장에 다시 등장했고 전의경의 방패를 빼앗아 불태우고 경찰 버스를 부수는 시위대의 고질적 행태도 재연됐다. 시위대가 고속도로와 도심 차로를 점거하는 바람에 이날 전국 주요 도시는 몸살을 앓았다.

::대전::

과격 시위는 대전에서 가장 심했다. 민주노총 대전충남본부와 전국농민회총연합회 충남도연맹 회원 등 7000여 명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충남도청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그러나 시위대 200여 명은 촛불 대신 횃불을 들고 시위를 벌이다 충남 도청과 지방경찰청 담의 향나무에 불을 질렀다. 대기 중이던 소방차가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시위대들이 여기저기서 ‘게릴라’식으로 불을 질러 100m가량 늘어선 향나무 대부분이 불탔다.

시위대는 또 도청의 철제 담장을 뜯어내고 도청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도청 정문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는 정문 앞을 막고 있던 경찰 버스의 앞 유리창을 깨뜨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또 당초 4개 차로로만 거리행진을 하겠다고 신고했지만 경찰 저지선을 넘어 6개 차로를 점거해 거리행진을 했다. 집회 참가자 중 민주노총 소속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오후 4시경 중구 대흥동 한나라당 대전시당 및 충남도당 현판을 떼어 가기도 했다.

::광주::

광주시청 앞 미관광장에서 시위를 벌인 1만2000여 명 중 500여 명은 광주시청 진입을 시도하며 전의경에게 죽봉과 각목을 휘둘렀다.

시위대는 또 시청사를 향해 돌과 ‘불깡통’을 던져 유리창 40여 장을 깨뜨렸다. 시위대는 시청 앞 보도블록을 떼어내 전의경을 향해 집어던지기도 했다.

시위대는 시청사 진입을 저지하던 전의경의 방패를 빼앗아 불을 질렀고 일부 시위대는 쓰러진 전의경을 잡아끌며 발로 마구 짓밟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휘두르는 죽봉과 각목에 맞서느라 전자충격기까지 사용했다. 이 시위로 시위대와 경찰 30여 명이 다쳤고 3억5000만 원가량의 재산 피해가 났다.

또 집회 참가자 일부는 오후 4시 30분경 박광태 광주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시청사와 시의회로의 진입을 시도했고 이를 말리던 시청 직원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춘천::

한국농업경영인 강원도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 강원도연합회,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회원 등 500여 명은 강원도청 앞에서 집회를 연 뒤 도청 진입을 시도했다.

시위대의 청사 진입을 막으려던 경찰은 물대포와 소화기로 맞섰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심한 충돌이 빚어져 10여 명이 다치고 도청 출입문도 부서졌다.

::기타::

서울에서는 과격한 폭력시위는 없었으나 시위대의 불법 차로 점거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이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미 FTA 반대 집회에선 참가자 2300여 명이 오후 5시 반부터 을지로 입구를 거쳐 세종로 청계광장까지 1km를 4개 차로를 이용해 행진했다.

범국본 측은 당초 1개 차로를 이용해 1000여 명만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 시위대의 퇴근시간대 도심 차로 점거로 이 일대를 지나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시위대 중 일부는 한 택시운전사가 차량 정체에 항의하며 경적을 울리자 운전사를 폭행하기도 했다.

서울역광장에서 사전 집회를 연 전국빈민연합 회원 1500여 명도 집회 신고 내용에 없던 거리행진을 강행해 태평로의 편도 5개 차로 중 3개 차로를 점거한 채 서울프라자호텔까지 행진했다.

경기운동본부도 소속 3500여 명도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를 연 뒤 수원역으로 이동해 집회를 계속했다. 수원역 집회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집회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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