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외환카드 주가조작 증거 확보”

  • 입력 2006년 11월 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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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2003년 매입한 외환은행의 과반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 외환카드 주가를 고의로 떨어뜨린 증거를 확보했다고 5일 밝혔다.

채동욱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2003년 10월 중순 론스타가 외환카드에 대한 외환은행의 유동성 지원을 막아 외환카드의 주가를 떨어뜨린 뒤 합병시키는 비밀 계획을 세워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외환카드 주가가 높으면 외환은행이 외환카드 소액주주에게 지급해야 하는 주식 수가 늘어나고, 그럴 경우 51%이던 당시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이 떨어지게 된다는 점을 알고 사전에 ‘프로젝트 대지주’라는 이름의 비밀 계획을 세웠다는 것.

채 기획관은 “외환카드 주가가 하락해 소액주주들이 226억 원의 손실을 본 반면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과반 지분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 유회원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 등 외환은행의 론스타 측 사외이사들은 2003년 11월 20일 이사회 때 외환카드의 유동성 지원 계획을 빼고 허위 감자 계획만 보도자료에 포함시켜 발표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당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이사회 발언 내용이 녹음된 테이프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외환은행 직원들을 상대로 ‘감자를 할 것이다’는 취지의 허위 e메일을 발송한 경위에 대해 조사한 결과 “론스타 측의 지시에 따라 허위 e메일을 보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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