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등 5개大 2010년까지 법인화

  • 입력 2006년 9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공청회 단상 점거한 전공노 회원들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열린 국립대 법인화 특별법안 공청회는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의 단상 점거 등으로 무산됐다. 한 전공노 조합원이 단상으로 다가가는 교육부 관계자를 발길질로 막고 있다. 신원건 기자
공청회 단상 점거한 전공노 회원들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열린 국립대 법인화 특별법안 공청회는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의 단상 점거 등으로 무산됐다. 한 전공노 조합원이 단상으로 다가가는 교육부 관계자를 발길질로 막고 있다. 신원건 기자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 안에 ‘국립대학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원하는 국립대부터 법인으로 전환할 방침이며, 2010년까지 서울대를 비롯해 신설되는 울산국립대(가칭)와 인천시립대 등 5개가량의 대학을 법인화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29일 발표한 이 법안에 따르면 법인화된 국립대는 국가 통제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인사와 회계, 조직 등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법안을 논의하기 위해 교육부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교원심사소청위원회에서 공청회를 열었으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전국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국교련) 등의 저지로 무산됐다.

▽특별법안 주요 내용=이 법안은 대학을 대표하는 총·학장이 회사의 최고경영자와 같이 책임경영을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는 총·학장 등 당연직 6명과 산업계 또는 경제계 인사 등 외부인 9명 등 15명 이내로 구성된다. 이사회는 이사장을 선출해 교육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관의 변경, 법인의 예결산·차입금 및 재산의 취득·처분과 관리, 조직 신설·폐지, 교직원의 인사와 보수 등 주요 사항을 이사회가 결정한다.

심의기구인 대학평의원회는 정관에 따라 운영되며 교원 직원 학생으로 구성된다.

이사회에서 간선으로 선출되는 총·학장은 임기가 4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교직원은 법인 소속으로 고용이 승계된다. 이를 원하지 않는 직원은 5년간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 뒤 다른 국가기관으로 전출된다. 법인 전환 이후 기존 교직원은 공무원연금, 신규 교직원은 사립학교 교직원연금을 적용받는다.

국립대 법인은 일반 회사와 같이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등을 공개하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대학 소관 국·공유 재산과 물품을 무상으로 넘겨받는다. 또 수익사업이 가능해져 이공계를 중심으로 대학의 외부 용역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기존 국립대는 각종 법령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에 조직이 관료화돼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청회 무산 및 입법 난항=공청회는 국교련과 전공노 대학지부, 전국교수노동조합,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전국대학노동조합 등 5개 단체로 구성된 ‘국립대 법인화 저지와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의 저지로 무산됐다.

공청회 개회 선언 직후 전공노 소속 40여 명이 공청회장 단상을 점거하고 의사 진행을 막다 1시간여 만에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연행된 45명을 조사 중이다.

공동투쟁위원회는 “국립대 법인화는 공교육 비용을 국민에게 전가해 대학의 등록금이 오르고 대학 서열화를 고착시킬 것”이라며 “교육부가 외부 인사로 이사회를 구성해 대학을 장악하면 자율성도 보장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인화 우선 대상으로 꼽힌 서울대도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육부의 방안이 유일한 법인 형태는 아니다”면서 “일본은 10년간 대학의 자립을 지원하며 법인화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공청회를 다시 열어 연내 입법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공청회 무산 등으로 일정이 지연되면 내년 임시국회에나 법안을 제출할 개연성이 높다.

정부는 1995년 국립대 법인화 구상을 마련하고 지난해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했지만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립대 교직원의 반발에 대한 청와대의 우려로 한때 논의가 중단돼 입법 추진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 클릭후 새창으로 뜨는 이미지에 마우스를 올려보세요. 우측하단에 나타나는 를 클릭하시면 크게볼 수 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