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논술]서울대 2008학년도 통합교과논술 이렇게 준비하자

  • 입력 2006년 9월 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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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황중환 기자
일러스트=황중환 기자
《2008학년도 이후 서울대의 통합교과형 논술은 어떻게 출제될까.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는 8월29일자 ‘이지논술’을 통해 출제방향과 채점기준, 모의 논술고사 실시 방법 등을 비교적 자세히 밝혔다. 논술의 실질 반영비율 등 실행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교사와 학부모 등은 “그래도 궁금증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대의 설명을 토대로 입시 전문가들이 서울대 통합교과형 논술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어떻게 가르치나

○ 교사간 공통주제 공유해야 유리

“우리의 학교 현실에서 어떻게 통합교과형 논술을 가르칠 수 있느냐”는 항변에 서울대는 예시 문항을 통해 교과서의 지문을 최대한 이용하면 된다고 답변한 셈이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정상적인 수업을 받은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도대체 교과서 어디에서 출제되는가.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다. 교과서 구석에 있는 ‘생각나누기’, ‘함께하기’, ‘쉬어가기’, ‘토론하기’, ‘모둠과제’, ‘탐구과제’ 등 무심코 지나치는 내용들이 알고 보면 논술 출제 예상문제들이다. 교과서를 장식하는 각종 사진 및 통계자료, 표, 그림 등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다. 통합교과형 논술은 영역 전이(轉移) 활동이다. 교과와 교과를 자유롭게 넘나들어야 한다. 최소한 2명 이상의 교사 네트워크가 조직되어야 한다. 각 과목에서 공통적인 주제가 있으면 공유하자. ‘세계화와 우리의 자세’를 평가하는 윤리 시험에 국어시간에 배운 ‘황소개구리와 우리말’의 제시문을 활용해 보자. 수능 과목 교사뿐만 아니라 다른 교사들도 긴장해야 한다. 기술·가정, 체육 수업을 하더라도 통합교과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서울대 유형의 특징은 지식 자체보다는 지식이 나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미분과 적분 개념이 실생활에 적용되는 과정만이 아니라, 그 개념이 어떤 탐구 과정에서 만들어졌는지 고찰해야 한다. 서울대 논술문제는 고전이라도 익숙하지 않은 내용이 나오는 등 뭔가 묵직한 느낌이 있다. 그 대신 고전의 세부적 내용을 확인하지는 않는다. 그 고전의 내용이 어떻게 읽힐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결국 다독보다 한 권의 책이라도 다양한 관점에서 읽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대 논술, 혹은 모든 논술은 마지막에 질문한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각종 시사 문제, 혹은 철학적 문제가 나의 문제의식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고민해야 한다. 중동 전쟁, 혹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우리 가족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고민해야 한다. 정답은 없다. 주장에 대한 근거를 대는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서울대는 그 아이디어를 평가한다.

강방식 서울 동북고 교사 EBS ‘사고와 논술’ 강사

■어떻게 출제될까

○ 인문계에서 수리형 논술도 출제될 듯

8월 29일자 ‘이지논술’에 소개된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의 설명에 따르면, 인문계에서도 수리형 논술 문항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또 자연계는 수리 및 과학의 통합 논술이 중심이 되고 언어, 사회 논술은 배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2차 예시문항에서 인문계열의 경우 직접적인 수리형 문제를 내지 않아 수리가 출제 범위에서 배제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대는 이번 답변에서 수리 문항을 배제한다는 언급이 없이 넓은 의미에서 수리적 사고와 추론에 대해 강조했다. 이로 미뤄 1차 예시 문항에서 소개한 정도의 수리형 문항 출제가 예상된다.

인문계열 논술은 문항 유형에서도 언어 및 사회 논술 이외에 문학, 예술 작품을 포함한 인문학적 요소에 사회과학적 지식을 활용한 통합교과형 문항 출제가 예상된다.

자연계열 논술 중 특히 과학 교과는 단순히 교과 지식에만 머물지 않고, 주변 사물과 현상에 대한 이해에 이르기까지 실생활과 자연 학습에 응용할 수 있는 범교과적인 문항이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제시문은 교과서를 많이 활용할 것으로 보이며, 인문계는 국어 및 사회 교과서, 자연계는 수학 및 과학 교과서가 주로 참조될 것이다.

책 읽기에서도 단순 이해에 그치는 고전 읽기가 아니라 공감을 토대로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촉발될 수 있도록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고전 100선도 반드시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특히 전공 관련 전문지식이 요구되거나 어려운 책은 피하고 ‘구운몽’ ‘토지’ 등 한국 고전과 현대 문학 작품, ‘논어’ ‘장자’ 등을 읽는 것이 효율적인 독서가 될 수 있다.

서울대는 수험생들이 교과서의 개념과 원리 위주의 학습을 하고, 여러 과목을 통합적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학습을 하도록 권하고 있다. 정리한 지식을 토론을 통해 상호 비교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

■어떻게 써야하나

○ 200∼1600자로 분량 다양하게 연습

서울대가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통합교과형 논술 예시문항은 기존의 논술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기존의 문제는 제시문을 기반으로 서론-본론-결론 형식으로 2500자 답안을 작성하는 형태의 고전적 논술이었다. 하지만 2008학년도 예시문항에서는 문제별로 답안작성 분량이 200자에서 1600자로 다양해졌다. 그리고 답안도 정형화된 형식이 아니라 논제의 요구사항에 따라 각각 다르게 작성해야 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또한 논술문제도 이해·분석력, 논증력, 창의력, 표현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단일문항이 아니라 각각의 능력을 집중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다문항 논술로 변화되었다. 서울대는 ‘이지논술’과의 인터뷰에서 자연계열은 글자 수 제한이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인문계는 문항 성격에 따라 답안 분량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시험 시간은 모의고사를 거쳐 결정되겠지만 이번 답변을 토대로 보면 4시간 정도가 될 전망이다.

통합교과형 논술 인문계열 2차 예시문항의 1번 문항은 새만금 간척사업과 동강댐 건설에 대한 찬반논쟁, 초기개발 비용의 보전문제를 겪는 회사와 정부의 사례에서 정책적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을 정당화하는 논증력을 평가하기 위한 문제이다. 이 문제에 대한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입장을 결정하고 그 결정을 논리적으로 정당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2번 문항은 두 제시문에 나타난 예술관을 비교하고 그것을 토대로 두 개의 그림을 비교 감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는 제시문을 이해한 것을 토대로 회화작품을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두고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이 두 문항의 분석에서 알 수 있듯이 2008학년도 서울대 통합교과 논술에서는 문제별로 중점적인 평가항목을 설정한 문제가 출제될 것이다. 즉 서울대 논술고사의 평가방식이 종합적 평가에서 문제마다 세분된 항목별 분석적 평가로 전환된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문제별로 중점적인 평가항목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평가항목에 맞춘 답안을 작성할 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강상식 학림학원통합교과 논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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