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옥수수박사 옥수수밭 ‘쑥대밭’ 되다

  • 입력 2006년 8월 3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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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먹으라고 키운 게 아니란 말이다.”

30여 마리의 멧돼지 떼가 ‘옥수수 박사’로 유명한 경북대 김순권 교수의 연구용 옥수수를 시도 때도 없이 먹어치우고 있다.

김 교수가 돌보는 경북 군위군 효령면 경북대 2만5000평 옥수수 농장에 멧돼지들의 ‘습격’이 시작된 것은 보름 전.

하룻밤 자고 일어날 때마다 옥수수밭은 쑥대밭으로 변해 있었다. 벌써 3000여 평이 피해를 봤다. 멧돼지들은 맛이 좋은 찰옥수수 종을 집중적으로 먹어치웠다. 대부분의 피해가 이 종자 재배구역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멧돼지들이 찰옥수수를 다 먹어치우고 나면 ‘북한 적응 슈퍼옥수수’를 비롯한 종자생산용 옥수수와 연구용 옥수수까지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북한 적응 슈퍼옥수수’는 김 교수가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 동포들을 위해 개발 중인 품종.

김 교수는 “멧돼지는 작년까지만 해도 10여 마리씩 몰려 다녔는데 올해 들어서 기하급수적으로 개체 수가 늘었다”며 “일반 농가의 피해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군위=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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