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영어암송대회 통과 함양 중학생 14명 오늘 미국행

  • 입력 2006년 8월 8일 0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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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 산골마을인 경남 함양군 마천면 구양리 김시내(14·마천중 2년) 양과 유림면 화촌리 노홍기(14·함양중 2년) 군 등 함양지역 중학교 2학년생 14명은 요즘 설레는 가슴을 달래느라 찜통더위를 잊고 지낸다.

함양군이 2월 시행한 ‘제2회 중학생 영어 암송대회’를 어렵게 통과한 뒤 6개월을 손꼽아 기다려 온 ‘미국 어학연수 및 문화체험’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날이 임박했기 때문.

김 양 등은 8일 오전 4시 버스로 함양을 출발해 오전 11시 인천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들은 16일 귀국하기까지 미 의회, 백악관, 한국전쟁기념관을 둘러보고 나이아가라폭포, 아이스와인 농장도 찾는다.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유엔본부도 방문할 계획이다. 13일에는 뉴욕의 교포 집에서 민박도 한다. 인솔은 함양여중 영어교사 정은이(25) 씨와 함양군청 이정현(49) 대외협력담당이 책임진다.

함양여중 2학년 김두아(14) 양은 “지난달 말 미국여행에 대한 사전교육을 받았다”며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오겠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체험 비용 8000여만 원은 재미교포 실업가 장용진(45) 씨가 모두 부담한다. 올해 1월 제1회 문화체험 비용 6000여만 원도 그가 댔다. 장 씨는 앞으로도 이 사업을 계속 맡기로 했다. 함양군 안의중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장 씨는 인조손톱과 립스틱 등 미용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함양지역 중학생의 미국 여행은 천사령 군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천 군수는 2년 전 “국제화 시대에 대비해 영어책을 잘 암송하는 학생은 여행을 시켜 주겠다”고 약속했다. 영어책 200여 쪽 가운데 본문 50쪽 정도를 잘 외우거나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 10여 명에게 ‘미국행 티켓’이 주어진다. 경쟁률은 20 대 1을 웃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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