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냉동 영아 아빠 추정 C 씨 서면조사 추진

  • 입력 2006년 8월 2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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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집단 거주지인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영아 시신 유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방배경찰서는 DNA 분석 결과 영아들의 아버지로 확인된 프랑스인 빌라주인 C(40) 씨를 프랑스 현지에서 서면조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이 서면조사를 추진하는 것은 외교 경로를 통한 조기입국 협조 요청에 C 씨가 응하지 않고 있는 데다 C 씨가 자신이 영아들의 아버지란 DNA 분석 결과마저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C 씨와 지속적으로 전화 접촉을 하고 있지만 조사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한국경찰에서 파견한 프랑스 주재관이나 주프랑스 한국대사관 등 현지 경로를 통해 간접조사하는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C 씨가 예정대로 8월 말에 입국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증거 자료 확보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C 씨의 통화 내용을 조회해 주변 여성 중 최근 임신한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한편 C 씨의 컴퓨터와 신용카드 사용기록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영아들의 시신이 상당히 부패했다는 점을 근거로 영아 유기가 오래전에 이뤄졌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영아들의 시신이 냉동상태여서 부검을 통해서도 사망 추정시간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범행 시점이 언제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여러 정황을 토대로 영아들이 한 산모가 낳은 형제로 잠정 결론지었으나 이란성 쌍둥이인지 여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DNA 분석 결과를 토대로 결론내기로 했다.

한편 경찰은 주요 관련자인 C 씨의 출국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고 "C 씨는 입건된 피의자 신분이 아니었기에 출국정지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며 "출국연기를 권유했지만 왕복 비행기표가 예약돼 있고 추후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하는 바람에 출국을 막을 수 없었지만 기초조사를 벌이고 DNA의 분석을 의뢰하는 등 철저히 수사했다"고 밝혔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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