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불날땐 이렇게… 홍수땐 저렇게…”

  • 입력 2006년 7월 31일 03시 05분


서울 광진구 능동 시민안전체험관의 풍수해 체험장에서는 초속 30m의 강한 바람과 함께 시간당 200㎜의 폭우를 체험할 수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시민안전체험관
서울 광진구 능동 시민안전체험관의 풍수해 체험장에서는 초속 30m의 강한 바람과 함께 시간당 200㎜의 폭우를 체험할 수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시민안전체험관
불이나 전기가 차단됐다. 주변은 깜깜하다. 연기가 가득 차 바로 앞도 보이지 않는다. 곳곳에서 ‘탁 탁 탁’ 불꽃 튀는 소리가 들리고 무너진 천장 사이로 불꽃이 새어 나왔다. 실내는 미로 같아서 벽에 밀착해 통로 유도등의 불빛을 따라갔다. 문이 나왔지만 손잡이가 뜨거웠다. 이미 안은 불과 연기로 가득 찼다는 표시. 다른 통로를 찾아야 했다. 질식한 마네킹이 쓰러져 있는 엘리베이터를 지나면 탈출 성공!

서울시 소방방재본부가 운영하는 광진구 능동 시민안전체험관의 ‘연기피난 체험장’이다. 시민안전체험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6142m²(1860평) 규모의 국내 최초 재난 체험관이다.

최근 태풍, 호우,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르면서 아이를 이끌고 나온 부모들로 연일 만원이다.

이 체험관에는 화재와 같은 인위적 재난을 비롯해 지진, 풍수해 등 자연재해를 직접 겪어 보는 체험장과 응급처치, 소화기 사용법, 사다리 등을 이용해 탈출하는 방법을 배우는 구조구난 체험장 등 20여 종의 체험코너가 있다.

2003년 3월 개관한 뒤 현재까지 50여만 명의 사람이 체험관을 다녀갔다.

체험관에서는 소방관이 우선 재난이 발생했을 때 올 수 있는 위험과 대피 요령을 설명한다. 이후 초속 30m의 강풍과 시간당 200mm의 폭우를 온몸으로 맞아 보거나 주방처럼 꾸며진 세트에서 리히터 규모 7의 지진을 경험하는 등 가상 재난체험을 한다. 시민안전체험관 전세중 관장은 “재난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요령을 터득하면 실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어려서부터 안전교육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는 보라매공원 내에 연면적 7000여 m² 규모의 제2체험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또 올해 중 강남, 용산 등 서울 시내 10개 소방서에 안전교육관을 만들어 운영할 예정이다.

능동 시민안전체험관은 일일 3회(오전 10시, 오후 1시, 3시) 운영한다. 회당 230명까지 홈페이지(safe119.seoul.go.kr)를 통해 예약을 받는다. 02-2049-4000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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