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은 1.5학기]실컷 놀았으면… vs 컴퓨터 게임은 그만!

  • 입력 2006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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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가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방학에는 ‘방학 증후군’을 호소하는 부모들이 많다. 부모의 방학 스트레스를 줄이고 아이도 유용한 방학을 보내게 하려면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부모와 아이가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방학에는 ‘방학 증후군’을 호소하는 부모들이 많다. 부모의 방학 스트레스를 줄이고 아이도 유용한 방학을 보내게 하려면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초등학교 5학년 늦둥이 아들을 둔 주부 정모(54·서울 강남구 대치동) 씨는 요즘 밤마다 편두통으로 잠을 설친다. 방학을 맞아 온종일 컴퓨터 게임에 매달리는 아들 때문에 머리가 지끈지끈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아들은 밤새 게임을 하고는 해가 중천에 떠서야 겨우 눈을 뜬다. 방학 때 체력단련을 위해 등록해 둔 오전 10시의 수영 교실에는 한 번도 가지 못했다. 점심을 먹고 또 컴퓨터 앞에 앉는 아들에게 회초리도 들이대 봤지만 “방학에도 못 놀게 하느냐”며 떼를 쓰는 아들과의 실랑이에 지쳐버렸다. 정 씨는 “대학생인 두 형은 방학마다 학원이며, 캠프며 알차게 보냈는데…”라며 “지난 겨울방학도 게임 때문에 전쟁을 치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학생 딸을 둔 이원자(49·경기 부천시) 씨에게도 방학은 고문이다. 학원에 가기 전 두세시간씩 몸치장을 하는 딸 때문이다.

딸은 머리 모양이 마음에 안 든다며 몇 번씩 머리를 감고 옷을 서너 번 갈아입고서야 집을 나선다. “신발이 없다” “가방이 촌스럽다” “스트레이트 파마를 해야 한다”며 투정도 가지가지다.

이 씨는 “학기 중엔 교복을 입어서 애가 저리 유난스러운지 몰랐다”면서 “하루 종일 거울만 보는 딸이 학교에서도 저러나 싶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방학을 손꼽아 기다린 아이들과 달리 ‘방학 증후군’을 호소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종일 아이를 돌보는 것도 부담이지만 빈둥거리며 허송세월을 하는 아이를 보면 속이 타기 때문이다.

부모의 방학 스트레스를 줄이고 아이도 유용한 방학을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① 기상과 취침, 식사 등 기본적인 생활시간을 꼭 지킨다. 방학에는 부모 역시 게을러지기 쉬워 늦게까지 텔레비전을 보다가 늦잠을 자는 등 생활 패턴이 불규칙해지기 쉽다. 이 경우 아이들도 함께 빈둥거리게 되므로 기본 시간은 학기 중처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해야 하는 것과 자유롭게 해도 되는 것의 경계를 분명히 한다. 아이에게 모든 시간을 마음대로 쓰게 하거나 거꾸로 부모가 시간표를 일일이 관리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예를 들어 매일 일정량의 학습지를 풀기로 되어 있다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분량만큼 하도록 해야 한다. 그 대신 줄넘기나 책 읽기 같은 활동은 아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③ 계획대로 실천했는지 여부는 시간이 아니라 분량으로 판단한다. 몇 시간 공부를 했는지가 아니라 어느 만큼의 공부를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방학 계획을 세울 때도 ‘매일 수학 공부 1시간’보다는 ‘오전 10시부터 수학 문제집 3쪽’이 낫다. 아이가 예상보다 빨리 끝내거나 늦어져도 부모는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공부를 빨리 끝내면 다른 공부를 더 하라고 재촉하기 쉬운데 그보다는 나머지 시간을 자유롭게 쓰도록 하는 것이 좋다.

④ 정해진 대로 해야 하는 공부나 일은 되도록 오전에 하도록 한다. 집중력이 높은 오전에 공부를 마치고, 지치기 쉬운 오후에는 편안한 활동을 하도록 한다.

⑤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는 야외 활동을 하도록 한다. 게임이나 텔레비전 등 실내 활동에 익숙한 아이들은 집 밖에서도 극장이나 노래방 같은 실내에 머물려고 한다. 그러나 실내의 제한된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은 자신의 신체 에너지를 인식하고 조절하는 힘이 없어 집중력이 낮아진다. 야외에서 마음껏 땀 흘리면서 뛰어놀면 실내 활동을 할 때도 훨씬 안정된다.

⑥ 부모와 자녀 간의 1 대 1 ‘데이트’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방학에는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다툼도 는다. 온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첫째 아이와 엄마, 둘째 아이와 아빠 이렇게 짝을 나누어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시간은 아이에게 다른 형제자매와 비교당하거나 경쟁하지 않고 부모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행복감을 준다.

이명경 한국집중력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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