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6월 13일 03시 0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고려대는 10일 고교 3학년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형식의 통합교과형 논술 모의고사를 실시했다. 2006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까지는 언어논술과 수리논술로 영역을 구분해 출제했지만 이번 논술에서는 구분하지 않고 언어 수리 사회 과학교과가 통합된 논술문제를 인문계, 자연계로만 나눠 출제했다.
○답안 작성 분량 대폭 늘어나
:언어영역: 인문계 6개, 자연계 4개의 제시문이 출제됐지만 3개의 제시문이 인문 자연계열에 공통으로 활용됐다. 통합교과형 논술은 전 교과의 종합적 능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굳이 제시문을 구분하지 않아도 문제 구성에서 계열별로 요구되는 능력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답안 작성 분량이 늘어났다. 종전의 인문계열 언어논술은 110∼140자로 제시문을 요약한 다음 750∼850자로 공통주제, 연관관계 및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도록 요구했다. 자연계열 언어논술은 110∼140자로 제시문을 요약한 뒤 130∼160자로 견해를 서술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이번 모의논술에선 인문계 1번 문제는 1400±100자, 4번 문제는 400±50자로 쓸 것을 요구해 답안 작성 분량이 크게 늘었다. 자연계가 인문계보다는 적지만 1번 문제는 800자 내외, 4번 문제는 400±50자여서 자연계 학생들은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논술 내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인문계의 경우 (다)제시문의 요지를 200자 내외로 요약한 다음 (다)의 관점에서 (나)와 (바)의 견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자신의 생각을 1400±100자로 논술하도록 했다. 또 제시문을 활용해 황사로 인한 환경파괴를 막기 위한 대책을 400±50자로 논술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자연계는 (나)제시문을 요약하고 (나)의 관점에서 (가)를 비판하는 문제를 800자 내외로 쓰도록 했다.
○고난도 풀이보다 추론능력 활용
:수리영역: 언어논술과 수리논술 문제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않은 채 별도의 문제로 출제돼 완전한 통합교과형은 아니다.
인문계의 경우 1번과 4번 문제는 언어논술 문제, 2번과 3번 문제는 수리논술 문제로 출제됐다. 제시문을 토대로 과거 일정 시점의 황사 농도를 추정하고 사막화가 계속될 경우 향후 황사 피해를 예측하는 문제가 나왔다. (라)의 자료에 기초해 자연발생적인 사막화와 조림사업의 상관관계를 고려한 뒤 황사의 농도 변화를 예측하고 황사피해를 절반 이하로 줄이기 위한 조림사업의 넓이를 추정하는 문제가 나왔다.수리논술은 이전처럼 고난도 풀이형이 아니라 제시문을 읽고 스스로 다양한 기준을 측정한 다음 수학적 추론능력을 활용해야 하는 문제다.
○한 주제로 다양한 분석 연습을
:대비법: 대학들이 논술을 통해 학생의 변별력을 가리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통합교과형 논술이 확대될 전망이다.
서로 다른 영역의 지식들을 하나의 주제로 통합해 다양한 측면에서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통합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김 범 파인만논술 대표
▼ 연세대 ▼
연세대가 1일 발표한 2008학년도 논술시험 예시 문항을 보면 지금까지 각 대학들이 치렀던 수시모집이나 정시모집 논술고사의 언어·수리논술과는 전혀 다른 통합교과형 논술에 가깝다.
통합교과형 논술은 수험생이 혼자 준비하기 힘들고 고교 교사도 지도하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연세대 논술은 기존의 논술에 수리적 연산, 통계도표, 그래프 등을 결합한 ‘통합교과형-다면평가형’ 문제다. 인문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사회과학·자연과학적 분석력과 수리적 능력을 결합해 글로 구성하는 논증 능력을 요구했다.
인문계뿐 아니라 자연계도 논술을 치러야 한다. 인문계열에는 기존의 언어논술 이외에 수리적 개념을 묻는 수리논술에 해당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그동안 정시 논술은 단문항이었으나 두 문항의 다문항 논술로 유형이 바뀌었다.
▶ 2008학년도 연세대학교 논술 시험 예시문(I)
○모형 분석을 사회문제와 결합
:인문계열: 수리적 모형을 분석하고 이를 빈부격차 문제와 같은 사회 현안과 연결해서 답안을 작성할 것을 요구하는 언어-수리 통합형 문제다. 다문항으로 출제된 ‘문제1’에서는 수리적 사고를 묻는 문제가, ‘문제2’에서는 사회적 불평등과 해결 방안을 포함한 평등관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문제2’는 주제만 놓고 보면 수험생들에게 친숙한 주제로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2’를 해결할 때 ‘문제1’에서 해석한 무게중심의 개념을 활용하는 문제는 생소하고 수준이 높다. 삼각형의 꼭짓점을 사회계층이나 집단으로 전환시키고, 여기서 무게중심의 의미와 무게중심의 변화가 갖는 현실적 함의가 무엇인지 분석해야 한다.
○통계 통한 예측 답안에 활용
:자연계열: ‘문제1’과 ‘문제2’는 명시적으로 수리와 사회통계적인 능력을 묻는 문제다. 이에 비해 인간의 평균수명 연장과 저출산, 진화의 문제 등을 담은 제시문을 주고 우리나라의 인구 변화가 미래사회에 미칠 영향을 논할 것을 요구한 ‘문제3’은 기존의 언어논술 유형에 해당된다. ‘문제3’은 단순히 수리나 통계적 내용을 담고 있는 ‘문제1’ ‘문제2’와 동떨어진 게 아니라 예측 결과를 활용해 답안을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수리적 능력과 언어적 능력을 동시에 측정하려는 문제다.
○비판-응용하는 독서 습관을
:대비법: 통합교과형 논술은 기존의 언어·수리논술 준비만으로는 부족하다. 우선 교과목에 대한 단순지식 암기에서 벗어나 각 교과목을 넘나들며 두루 이해하려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사회탐구영역의 통계자료나 수학의 수리적 개념을 언어적 의미로 전환하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특히 자연계열 수험생들은 평소 교과목 공부에서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는 교점을 찾아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고전의 논의를 확장해 시사문제에 적용해 보자. 시사 현안에 나타난 사안을 암기하는 것보다 사회문제의 구조적 문제를 고전을 통해 분석해 보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홍영용 학림논술연구소 수석연구원
| 예시문(II)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