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총학, 역대 총장사진에 낙서

  • 입력 2006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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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 200여 명이 지난달 11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본관 2층 총장실에 들어가 총장실 바닥과 벽에 페인트로 낙서를 해 총장실이 훼손됐다.
중앙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 200여 명이 지난달 11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본관 2층 총장실에 들어가 총장실 바닥과 벽에 페인트로 낙서를 해 총장실이 훼손됐다.
최근 고려대 학생들의 교수 감금과 연세대 학생들의 재단 이사회장 난입 등으로 대학생들의 과격행동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중앙대에서도 지난달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벽과 바닥 등에 낙서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중앙대 교직원과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흑석캠퍼스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 소속 학생 200여 명이 지난달 11일 오후 등록금 인상 문제로 총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동작구 흑석동 캠퍼스 본관 2층에 있는 총장실을 찾았다.

그러나 학생들은 총장을 만나지 못하자 총장실 앞에서 다른 교수들이라도 면담에 응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학교 측이 면담 요청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자 학생들은 페인트로 총장실 벽과 바닥 등에 총장을 비난하는 내용의 낙서를 했다.

학생들은 총장실에 있던 역대 총장들의 사진, 학교 기념물, 태극기 등에도 낙서를 했다.

학생들은 또 총장과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자 총장의 휴대전화로 항의성 문자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보냈다.

한 보직 교수는 “박범훈(朴範薰) 총장은 학생들의 항의 문자메시지가 100건 넘게 계속 들어오자 휴대전화 착신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일이 있은 뒤 학교 측은 지난달 17일 긴급 교무회의를 열고 “학생들의 비교육적이고 폭력적인 행태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이 같은 반지성적 행위의 재발 방지 차원에서 관련 학생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2일 해당 학생들에 대한 2차 징계위원회를 열었고 학생들에게 소명 기회를 준 뒤 처벌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총학생회 측은 “총장을 욕하는 내용의 낙서를 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사과도 했지만 학생들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학교 측에도 원인을 제공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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