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매맞고 다니는 나라…창원서 전경 구하려다 몰매

  • 입력 2006년 4월 19일 03시 01분


“더러 있는 일 아닙니까. 그냥 넘어가야지요.”

노동단체의 불법 집회를 막던 경찰관 6명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집단 폭행당했으나 경찰은 상부에 구체적인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부상한 경찰관은 수사를 위한 상해진단서마저 끊지 않아 경찰이 ‘공권력 침해’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8일 경남지방경찰청과 창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 등 130여 명이 15일 오후 창원시 성주동 GM대우자동차 정문 앞에서 ‘GM대우 창원공장 비정규직 차별 철폐 결의대회’를 가졌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정문에서 2km가량 떨어진 후문으로 가기 위해 도로를 따라 차량 진행과 반대 방향으로 행진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집회신고에 포함되지 않은 행진은 불법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행진을 제지하고 참가자들을 안전지대로 유도하려 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자신들을 막는 전경 2명과 경찰관 4명을 폭행했다.

이들 가운데 20여 명이 정문에서 400m 떨어진 GM대우 서비스센터 앞에서 행진을 막는 전경대원 1명을 대열에서 끌어내 헬멧 등을 벗기고 폭행했다. 또 이 장면을 찍던 다른 전경 1명도 때렸다.

이들은 또 전경을 구출하려던 창원중부경찰서 강력반 우모(53) 경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이어 떨어진 안경을 주우려는 우 경사를 여러 명이 달려들어 폭행하고 5m가량 끌고 갔다. 우 경사는 팔꿈치와 무릎에 타박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우 경사의 폭행을 말리던 신모(49) 경위와 강모(44) 경사, 이모(35) 경장도 각각 시위대가 휘두른 헬멧 등에 맞아 얼굴이 찢어지거나 팔꿈치를 다쳤다. 강 경사는 이마를 5바늘 꿰맸다.

경찰은 “채증 자료를 토대로 폭력시위 주동자를 찾고 있다”며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이들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창원중부경찰서는 당시 경남지방경찰청에 ‘시위대와의 마찰 및 경찰관 1명 부상’이라는 정보 보고를 했으나 구체적인 폭행 상황을 담지 않았다. 부상한 경찰관들도 모두 진단서를 끊지 않은 채 정상근무 중이다.

당시 얼굴을 다친 한 경찰관은 “진압 과정에서 가끔 발생하는 수준의 부상이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면서 “시위현장에서 폭력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GM대우 창원공장 비정규직지회 소속 노동자 3명은 사내 50m 높이의 굴뚝에서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25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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