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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4월 17일 0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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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는 천혜의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유달산 일등바위에 5억5000만 원을 들여 지난해 10월 투광 조명등(메탈할라이드 단파장 램프) 179개를 설치했다.
시는 일등바위와 조화를 이루도록 이등바위 주변에 7억 원을 투입해 조명등 167개를 설치하고 8일 점등식을 가졌다.
이에 목포환경운동연합은 일몰 직후부터 새벽 1시까지 켜져 있는 조명 때문에 유달산이 죽어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명등이 식물 생육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줘 병충해에 약하게 만들 뿐 아니라 청설모, 다람쥐, 대륙족제비, 꿩, 비둘기 등 야생동물의 야간 활동이 제한돼 서식환경이 파괴된다는 지적.
또 일등바위와 이등바위에 100여개 조명등을 부착하기 위해 지름 0.9cm, 길이 3cm 크기로 구멍을 뚫어 바위 훼손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유영업 목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빛공해방지법을 제정해 동식물에 영향을 주는 조명시설을 엄격히 제한한다”며 “시가 사전 생태계 조사나 전문가 의견수렴 없이 조명시설을 설치한 것은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목포시는 야간에 볼거리가 부족한 목포에 훌륭한 관광자원이 됐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시민의 반응이 좋다는 입장이다.
시는 야간 경관사업이 2월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 2006’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최근 경남 진주시, 진해시, 강원 속초시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견학이 잇따르는 등 목포의 명소로 자리 잡아 야간 경관 조명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콘크리트로 만든 유달산 내 대학루, 달성각, 관운각 등 정자 3개를 뜯어내고 6월까지 전통 한옥으로 다시 지은 뒤 조명등을 설치할 계획.
목포시 관계자는 “야간조명이 식물에 영향을 주었다는 피해사례는 아직 보고 되지 않았지만 환경단체의 우려를 감안해 생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라며 “야간 경관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지 않도록 조례를 제정해 경관기본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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