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고위간부들 비율 산정 조직적 개입”

  • 입력 2006년 4월 1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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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해 감사를 벌이고 있는 감사원은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6.16%는 외환은행이 조직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감사원 관계자는 10일 ‘당시 외환은행의 부실전망치 BIS비율을 누가 만들었느냐’는 질문에 “외환은행의 매각을 서두르고 있던 외환은행 측이 조직적으로 작성했다”며 “단순히 실무자가 작성했다기보다는 고위 간부들까지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외환은행은 금융감독원에 보낸 ‘의문의 팩스’ 5장에 외환은행의 BIS비율을 6.16%로 적시한 당사자는 외환은행 허모(사망) 차장이며 나머지 사람은 작성 여부에 대해 잘 모른다고 발뺌해 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이강원 전 은행장, 이달용 전 부행장 등 외환은행 전직 간부들을 대상으로 외환은행 매각에 따른 대가를 받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 전 행장이 외환은행 매각 이후 퇴임하면서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받은 17억 원과 이 전 부행장이 받은 자문료 8억7500만 원 등이 대가와 관련된 것인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감사원은 구속된 전용준 당시 외환은행 경영전략부장이 외환은행 매각 자문사인 엘리어트홀딩스 박순풍 대표에게서 받은 2억 원도 대가성으로 보고 있다.

또 감사원은 외환은행이 조직적으로 만들어낸 당시 외환은행의 BIS비율이 사실상 조작됐다는 데 심증을 굳히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당시 여러가지 상황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외환은행이 작성한 BIS비율은 상식 이하로 너무 낮다”면서 “아무리 최악의 추정치를 산정하더라도 금감원이 자체 검사를 통해 추정한 BIS비율보다 무려 2%포인트 이상 낮춘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환은행은 당시 매입자인 론스타가 외환은행 측에 제시한 추정치보다도 더 낮게 BIS비율을 산정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감사원은 또 외환은행이 의도적으로 낮춘 BIS비율을 근거로 변양호(邊陽浩)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김석동(金錫東) 당시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을 승인해 준 것과 관련해 로비나 대가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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