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학생들 교수 16시간 억류

  • 입력 2006년 4월 6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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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총학생회 선거운동 본부 소속 학생들과 고려대 병설 보건전문대 학생 100여 명이 5일 오후부터 교수 9명을 억류한 채 16시간 반 동안 농성을 벌였다.

학생들은 5일 오후 3시부터 본관 2,3층 사이 계단에 교수 9명과 교직원 4명을 억류하고 지난해 본교에 통합된 병설 보건대 2,3학년 학생들의 총학생회 투표권을 달라며 6일 오전 7시 반까지 밤샘농성을 벌였다.

학생들은 복도에서 "요구서를 받아 달라"고 요구했지만 교수들은 "길을 막는 한 받아줄 수 없다"고 버텼다.

억류된 교수들은 의자를 요구했으나 학생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의 농성은 학생 대표와 학교 측이 6일 오후 3시 면담을 갖기로 합의하면서 끝났다.

학생들은 4일부터 시작된 총학생회장 재선거에 보건전문대 학생들이 투표권을 인정받지 못한 것에 반발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이에 대해 성영신(成瓔信) 학생처장은 "고려대는 보건과학대학을 새로 만들어 2006년 신입생을 모집한 것"이라며 "보건전문대와는 서로 다른 학교인데 어떻게 투표권을 줄 수 있느냐"고 말했다.

학교 측은 오전 9시부터 보직교수들이 참여한 가운데 교무회의를 열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구성해 시위 참가 학생들을 징계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학교 측은 또 "보건대 학생들의 투표권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다른 학생들은 "대학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농성 참가 학생들을 비판했다.

이종원(27 경영학과 3년) 씨는 "일부 과격단체들의 이 같은 시위 방식은 학생들로부터 환영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환(24 한국사학과 3년) 씨도 "보건대 학생들에게도 선거권을 줘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교수들을 억류한 것은 지나쳤다"고 말했다.

장원재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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