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회장 탈세혐의 조사…“비자금56억 지분확대에 쓴 흔적”

  • 입력 2006년 4월 5일 0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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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金敬洙)는 4일 정몽규(鄭夢奎)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999년 4월 진승현(陳承鉉·수감 중) 전 MCI코리아 부회장의 협조로 조성한 비자금 56억여 원을 자신의 회사 지분을 늘리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정 회장이 2003년 진 씨에게 건넨 15억 원이 비자금을 조성해 준 대가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정 회장을 이르면 이번 주 소환해 조사한 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형사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검찰은 정 회장이 1999년 12월 신세기통신 주식 수백 만 주를 장외에서 거래해 250억 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올리고도 매각 대금을 실제보다 낮게 신고해 세금을 덜 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이었던 신세기통신 주식을 주당 6000∼1만 원에 사서 2, 3배 비싸게 팔고서도 낮은 가격으로 매각 계약서를 썼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 회장이 주식 매입에 사용한 1000억 원이 넘는 자금의 출처 파악을 위해 정 회장 계좌를 추적 중이다.

당시 재벌 2세 5, 6명이 정 회장, 진 씨 등과 함께 신세기통신 주가 조작을 통해 수천억 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은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관련 자료도 없어 현재로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여성 프로골퍼 부친 영장

한편 검찰은 브로커 윤상림(54·구속기소) 씨와 함께 사기 행각을 벌인 단서가 포착된 여성 프로골퍼의 부친 A 씨에 대해 사기와 공갈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 씨는 윤 씨와 억대의 돈거래를 했으며, 윤 씨와 강원랜드에도 여러 차례 동행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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