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송전선 두 가닥에 맘졸이는 ‘특별자치道’

  • 입력 2006년 4월 3일 03시 04분


제주와 전남 해남을 연결하는 해저송전케이블 시스템에 고장이 발생해 제주 전역에 2시간 반 동안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1일 오전 10시 36분경 제주 전역에 정전이 발생해 2시간 30여 분 만인 오후 1시 10분경 정상 복구됐다.

전기공급이 끊기면서 공항, 대형 할인매장, 지하상가, 병원 등에서 혼잡이 빚어지고 엘리베이터가 멈춰서는 등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해저송전케이블 끊겨=한국전력공사 제주지사에 따르면 이날 정전은 제주지역 전력수요 34만8000kW의 44.5%인 15만5000kW를 공급하는 해저송전케이블이 차단되면서 발생했다.

해저송전케이블의 전기공급이 갑자기 끊기면서 전기수요를 이기지 못한 채 과부하가 발생해 제주화력발전소를 시작으로 제주도 내 다른 2개 발전소가 연쇄적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해저송전케이블이 차단된 원인은 케이블 2개 회선 가운데 1개 회선이 손상되면서 제주변환소의 시스템이 다운됐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 전역 공황상태=교통신호등이 작동되지 않아 제주시내 등 시가지는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으며 119상황실에는 엘리베이터 구조 신고가 빗발쳤다.

대형 할인매장과 지하상가 등은 어둠에 휩싸였고 상가의 전산결제시스템은 물론 가정마다 가전제품 가동이 순식간에 끊겼다.

또 개인병원 등에서도 컴퓨터가 다운돼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하는 등 곤욕을 치러야 했다.

경찰 등 비상근무 기관과 양식장 등에서는 대부분 자가발전시스템을 가동해 다행히 큰 혼란은 면할 수 있었다.

▽구조적인 문제=한전은 제주지역 3개 발전소를 재가동하고 제주변환소 시스템 수리를 통해 해저송전케이블 2개 회선 가운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1개 회선에 대한 전력 공급을 재개했다.

그러나 해저송전케이블에 따른 전력공급시스템에 의존할 경우 앞으로도 제주전역 정전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1997년 해저송전케이블이 개통된 이후 지금까지 90건의 이상 징후가 발견돼 26건의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제주전역에 걸친 정전사고는 이번을 포함해 모두 4차례에 이른다.

이 때문에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해서는 해저송전케이블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중대형 발전소 건설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주도는 2004년 1월부터 10차례에 걸쳐 30만 kW를 공급할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건설을 정부에 건의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자체 에너지 수급 능력을 갖춰야 대규모 정전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며 “한전이 해저송전케이블 증설을 고집하고 있어 LNG발전소 건설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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