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선거출마자, 정부방침 어긋난 ‘준혁신도시’ 공약

  • 입력 2006년 3월 17일 09시 18분


코멘트
“도대체 누구 말이 옳아?”

공공기관이 이전할 혁신도시 문제를 놓고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와 정치권이 끝없는 논쟁을 벌이자 경남 지역 주민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진주와 마산 지역 시민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 공방을 중단하고 진실을 가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김태호(金台鎬) 경남지사는 지난해 말부터 줄곧 “혁신도시와 별도로 준(準) 혁신도시를 조성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이는 ‘공공기관을 혁신도시 한 곳에 몰아야 한다. 단, 기관과 지역의 특수성이 있는 경우 개별 이전이 가능하다’는 정부 방침과 어긋난다. 정부는 거듭 경남도에 “절차와 규정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재출마를 결심한 황철곤(黃喆坤) 마산시장도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마산에 준 혁신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와 경남도는 가급적 준 혁신도시 논쟁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려는 눈치다. 정부와 경남도의 협의도 사실상 중단됐다.

경남도 관계자는 “준 혁신도시를 마산에 조성하겠다는 것은 경남도의 방침이며, 정부와 이전 대상 기관의 협의를 거쳐야 확정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도지사 예비후보인 송은복(宋銀復) 전 김해시장은 16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지침에도 없는 ‘준 혁신도시’라는 용어를 들고 나와 진주, 마산 시민 등을 현혹시키는 김 지사는 거짓말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그는 최근 마산, 진주 지역을 돌면서 “마산에 준 혁신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은 실체가 없을 뿐 아니라 실현 가능성도 전무하다”며 “공공기관을 진주로 모두 옮기고 마산시 준 혁신도시 예정지에는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마산시장 공천을 신청한 전수식(田壽式) 전 마산부시장은 “균형발전 차원에서 준 혁신도시 조성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도지사와 마산시장이 지역에서 이 문제를 선거용으로 활용할 것이 아니라 중앙 부처에 올라가 선거 전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주 출신 한나라당 김재경(金在庚) 의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경남의 혁신도시는 진주에 건설되는 것으로 이미 결론이 나 있다”며 “어떤 목적인지 모르지만 개별이전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것은 해당 주민을 우롱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