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교과 영어수업… 신설 가평 청심국제중고교를 가다

  • 입력 2006년 3월 1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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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대 기자
박영대 기자
▶ 입학식 및 교내 둘러보기(동영상)

2일 경기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에 문을 연 청심국제중고교가 신입생 모집부터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었다.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데다 교사와 시설이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11월 신입생 경쟁률이 21 대 1을 기록했다.

▽모든 수업이 영어로=“빙산이 있다는 경고를 무시한 타이타닉호의 선장은 무엇을 잘못했을까요?”

9일 오전 11시 중학교 1학년의 영어수업. 캐나다인 트렌트 윌렛(26) 교사의 질문에 학생들의 답변이 이어진다. 영국에서 수입한 원서가 놓여 있고 스크린에 영상이 펼쳐진다. 한 학년 100명의 학생을 13명씩 수준별로 8개 반으로 나눴다.

이 학교 전체 교사 35명 중 28명이 석사 박사학위를 갖고 있고 8명은 외국인이다. 내국인 교사 2명과 외국인 교사 1명이 담임을 맡아 한 반 25명을 지도한다. 국어와 국사를 제외한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한다.

영어우수자 전형으로 입학한 한지은(13·중1) 양은 외국에 한 번도 나가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초등학교 2학년부터 하루 3시간씩 영어테이프를 들으며 실력을 키워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한 양은 “수업 내용과 교과서가 영국 고교 1, 2학년 과정”이라며 “어려운 숙제가 많은 데다 모두 열심히 공부하기 때문에 밤늦게까지 자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곳 학생들은 매일 오전 5시 반에 일어나 태권도를 한다. 오전 8시 반부터 낮 12시 반까지 교과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심화학습과 제2외국어 수업을 한다. 숙제와 자율학습을 끝낸 오후 11시쯤 잠자리에 들지만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공부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학비는 분기별로 80만 원, 기숙사비와 식비는 월 50만 원으로 1년에 1000만 원이 드는 셈이다. 학교에서 교재 사전 물감 등 수업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제공한다. 기숙사는 2인실이며 2주에 한 번 집에 간다.

청심국제중고교에서 국어와 국사를 제외한 모든 수
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중 1학년 학생들이 캐나다인
교사와 영어수업을 하는 모습. 박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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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준비할까=청심국제중고교는 올해도 고교 1학년, 중학 1학년 각 1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중고교 모두 일반전형으로 50명, 특별전형은 국제 인재 30명과 외국어 우수자 20명으로 나눠 모집한다.

통일교 관련 재단이지만 종교는 학생 선발 및 학교 운영과는 관련이 없다.

△중학교=일반전형은 학교별로 4명씩 추천을 받아 선발한다. 국제 인재 특별전형은 국제경시대회 입상자나 외국학교에서 2년 이상 수학한 학생이 대상이며 외국어 우수자는 영어와 일본어 해당 성적을 제시하면 된다.

영어 듣기, 에세이, 종합학업적성검사가 주요 전형 과목이다. 영어 듣기는 객관식 20문항이 출제되며 에세이는 3가지 주제 중 하나를 골라 자신의 의견과 이유를 밝혀야 한다. 종합학업적성검사는 수리탐구 영역의 창의력을 요구하는 응용 문제로 모두 20문제가 출제된다.

경기 가평군 설악면 장락산 기슭에 자리잡은 청심국제중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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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일반전형은 중학 3학년 1학기의 국어 영어 수학 평균 석차가 5% 이내에 들어야 된다. 특별전형은 국제 인재와 영어 일본어 우수자를 뽑는데 외국어 우수자는 토익 840점, 일본어능력시험(JPT) 460점 이상이어야 지원할 수 있다. 고교 전형과정에는 영어 인터뷰,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가 추가된다.

정철화 교감은 “작년 전형 결과 합격자 대부분이 영어 듣기와 에세이에서 틀린 부분이 하나 둘밖에 없었다”며 “어릴 때부터 국제사회로 나가는 꿈을 갖고 꾸준히 영어학습에 관심을 기울인 학생들을 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평=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이종효 교장의 ‘우리 학교는…’

“3년 동안 영국의 이튼 칼리지와 해로 스쿨, 미국의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 민족사관고 등 국내외 유명학교들을 탐방하고 벤치마킹해 우리만의 독특한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었습니다.”

청심국제중고교 이종효(58·사진) 교장은 “국내에서 세계적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인재들을 양성한다는 목표로 특성화 학교를 설립했다”며 “올바른 성품과 지식을 겸비한 인재를 기르려면 3년은 짧아 중고교를 통합해 6년 과정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입학생들의 수준을 보면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며 “이타심(Altruistic), 창의성(Creative), 국제적 연대(Global Network)를 갖춘 국제사회의 리더로 키워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교장은 “학생회를 통해 스스로 생활 규칙을 만들고 서로 협조하면서 리더십을 배울 수 있다”며 “학교가 학생들을 존중하고 신뢰하면 학생 스스로 자제하고 단체 규칙을 준수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환경이 학생들의 심성을 맑게 하기 때문에 교외에 터를 잡았다”며 “기숙학교 생활을 통해 동료, 선후배 간에 협동심과 사회성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학교를 졸업하면 외국 유명학교 진학이나 국제사회 활동에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가르칠 것”이라며 “앞으로 외국의 우수학생들을 초청해 교육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평=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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