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자살기도 女재소자 끝내 숨져

  • 입력 2006년 3월 1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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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에서 교도관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뒤 자살을 기도했던 김모(35·여) 씨가 11일 새벽 숨을 거뒀다.

김 씨는 지난달 19일 서울구치소에서 화장실 창살에 붕대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하지만 김 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치료 21일 만인 11일 오전 3시 4분경 숨졌다.

사기 혐의로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김 씨는 출소 4개월을 앞둔 지난달 1일 가석방 분류심사 담당인 교도관 이모(56) 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

법무부 진상조사단(단장 이옥·李玉 검사) 조사 결과 이 씨는 김 씨 등 모두 12명의 여성 재소자를 강제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병두·鄭炳斗)는 11일 이 씨를 독직가혹행위와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정병두 부장은 12일 “이 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여성 재소자 가운데 형기가 많이 남아있는 재소자들은 고소를 꺼리고 있다”며 “지금까지 1명만 고소했지만 피해자들이 고소를 하지 않더라도 이 씨의 범죄 혐의에 대해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씨의 유족은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친지를 제외한 외부 조문객을 일절 받지 않고 장례를 치렀다.

김 씨의 유족은 “김 씨의 어린 자녀에게 김 씨가 숨진 원인을 알리고 싶지 않다”며 취재진의 빈소 접근을 거부했으며, 장례식장 전광판에 상주와 빈소의 호실을 알리는 안내글도 게재하지 않았다.

김 씨의 시신은 13일 경기 양평군의 한 공원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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