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광주에 ‘사랑의 쌀뒤주’ 누구나 채우고 가져가

  • 입력 2006년 1월 24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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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금호1동은 23일 동사무소 현관 앞에 누구나 쌀을 채우거나 퍼 갈 수 있는 ‘사랑의 쌀뒤주’를 갖다 놓았다. 25일 오전에는 주민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명명식을 열기로 했다.

이웃을 돕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쌀을 채우고, 생활이 어려운 이들은 필요한 만큼 언제든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자는 뜻으로 동사무소 사회복지팀이 아이디어를 냈다.

‘미안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고 따뜻한 밥을 지어 드세요.’ 동사무소는 이런 안내문을 뒤주에 써 붙였다. 빈손으로 와서 쌀을 담아 갈 수 있도록 봉투까지 마련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아파트를 신축 중인 건설회사가 20kg들이 쌀 15포대를 내놓기로 했다. 동네 한 식당에서도 쌀을 기증키로 해 벌써 25포대의 쌀이 쌓였다.

이승우 동장은 “금호1동은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이라며 “홀로 사는 노인, 장애인을 비롯한 우리의 이웃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호1동의 ‘사랑의 쌀뒤주’에 앞서 전남 구례군의 문화 류(柳)씨 가문도 가난한 사람 누구나 필요한 만큼 쌀을 퍼가도록 오랫동안 큰 뒤주를 마당에 두어 왔으며 아직도 99칸 고택 운조루에는 이 뒤주가 남아 있다.

광양=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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