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사기막골 9년만에 개방

  • 입력 2006년 1월 19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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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숨은벽과 인수봉-이동영기자
북한산 숨은벽과 인수봉-이동영기자
1997년 1월부터 휴식년제에 들어가 출입이 통제됐던 북한산 사기막골~백운대 3.2㎞ 구간의 등산로가 올해부터 다시 열렸다.

긴 휴식을 마친 이 구간은 등산객들에게 겨울 산행의 참맛을 보여주려는 듯 제법 눈을 간직하고 있어 인수봉과 백운대 전망을 한껏 멋지게 만들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에는 조선시대 백자를 만들던 흔적이 남아 있다. 1999년 토지박물관이 조사한 결과 등산로 입구 세 지점에서 도자기를 구웠던 흔적과 수백 개에 이르는 도자기 파편이 발견됐다.

이 부근을 지나 본격적으로 등반이 시작되면 아직도 눈이 남아 있는 등산로를 만나게 된다. 북쪽 사면이라 좀처럼 햇볕을 받을 일도 없고, 사람의 발길도 아직은 많지 않기 때문.

이정표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도를 챙겨가거나 마을 주민들에게 자세히 묻는 게 길을 잃지 않는 방법.

이 구간은 끝 지점에 이를 때까지 다른 등산로가 합쳐지는 곳이 없는 단일 코스라 상대적으로 오가는 사람이 적어 호젓하다.

길이 끊긴 절벽에는 밧줄이 설치돼 있으나 아직 눈이 두툼하게 쌓여 있기 때문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지점을 지나면 능선을 타고 멀리 고양시를 내려다보며 등반을 즐기게 된다.

능선에는 멋들어진 봉우리들이 눈을 사로잡아 등산객들이 잠시 발길을 멈추고 컵라면으로 요기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지점을 지나 발길을 재촉하다보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나오는데 바로 '숨은 벽'이다.

공식 명칭은 아니지만 백운대나 인수봉 쪽에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등산객들이 붙여 내려오는 이름이다.

정면으로는 숨은 벽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인수봉이, 오른쪽으로는 백운대가 그 위용을 드러내는데 아직도 눈 덮인 설경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숨은 벽 능선 길은 가파르고 눈이 많아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긴 하지만 베테랑 등산인과 동반하지 않은 초보자들이라면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편이 좋다.

입구 뿐 아니라 등산로 중간에도 이정표나 위치 표지판이 없고 위험 표지판도 설치되어 있지 않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가는 길=승용차로는 구파발에서 양주로 이어지는 북한산길을 따라 밤골 매표소나 사기막 매표소로 들어가면 된다. 버스는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704번이나 34번을 타고 효자동 성황당 앞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어가면 밤골매표소가 나온다.

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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