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도의회, 새해 벽두 외유 물의

  • 입력 2006년 1월 4일 09시 46분


코멘트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이 주도해 ‘기초의원 선거구 분할 조례’를 버스 안에서 변칙 처리한 경남도의회가 이달 초 대거 외유 계획을 세웠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일부 외유를 취소하는 소동을 빚었다.

의원들은 올 6월 차기 도의회가 출범하도록 예정되어 있는데도 의원 1인당 연간 180만 원 범위 내에서 사용 가능한 여행경비를 전액 사용할 계획이어서 도덕성 논란도 일 전망이다.

경남도의회 교육사회위원회(위원장 최진덕) 의원 7명과 의회 사무처 직원 2명은 2일 출국해 호주와 뉴질랜드를 돌아보고 7일 귀국한다.

이들은 당초 호주의 오페라하우스, 블루마운틴, 에코포인트를 비롯해 뉴질랜드의 레드우스수목원, 폴리네시안 등을 둘러보는 코스를 잡았다가 ‘국외여행 심사위원회’에서 “복지와 교육 부문의 견학은 없고 관광에 치우쳤다”고 지적하자 시드니시청과 뉴질랜드의 교육청 방문을 일정에 포함시켰다.

기초의원 선거구 분할 조례를 심의했던 상임위원회인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강기윤) 의원 9명도 공무원 2명과 함께 5일부터 12일까지 미얀마 여행을 계획하고 여행사와 계약까지 마쳤다가 3일 이를 취소했다.

기획행정위 관계자는 “연초에 외국으로 나가는 모습이 부정적일 것 같아 논란 끝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또 7일부터 11일까지 필리핀으로 가려던 경제환경문화위원회와 5일부터 10일까지 중국 여행을 계획하고 국외여행 심사까지 끝낸 농수산위원회도 외유를 취소 또는 무기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국이 임박해 일정을 취소하자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의회는 항공권과 호텔 예약이 힘들었는데도 비자 발급비만 내려한다”면서 “현지 업체와 신뢰에 금이 갔다”고 주장했다.

경남도의회의 한 전문위원은 “임기 마지막 연도에 외유 계획을 세운 것은 도의회 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 경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강창덕 대표는 “조례안 날치기에 대해 시민단체와 다른 정당들이 강력 반발하는 시점에 의원들이 외국으로 나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