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종 연구원 기자회견]“줄기세포 8개 직접 배양”

  • 입력 2005년 12월 1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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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조작 논란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던 김선종(34·미즈메디병원 연구원·사진) 피츠버그대 파견연구원이 입을 열었다. 그는 16일 미국 피츠버그의 자택에서 3시간 동안의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무너진 과학윤리=김 연구원은 2005년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의 사진이 조작됐다고 실토했다. “(감염 때문에 촬영 당시) 2개뿐이던 줄기세포 2, 3번을 각도를 달리해 촬영함으로써 논문의 독자가 줄기세포 11개의 사진으로 오해하도록 했던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김 연구원은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지시했고, 강성근 교수와 몇몇 동료 연구원들도 이를 알고 있었다”는 말도 남겼다. 사진 조작을 바로잡으려는 기류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연구실은 군대”라고만 답했다.

그는 “2, 3번밖에 존재하지 않았지만 4번을 포함해 테라토마가 3개 존재하는 것처럼 한 것도 나였다”고 인정했다. 그는 “(지시를 따르지 않고) 버텼어야 했다. 과학자로서 잘못한 것은 마땅히 책임을 지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연구 성과는 진짜”=김 연구원은 “11개 줄기세포 가운데 8개는 나와 동료들이 매일 아침 함께 확인했다”고 말했다. “8개 줄기세포에 대해서는 난자 작업이나 핵 이식을 목격했고 직접 배양 작업을 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체세포를 이식한 줄기세포는 일반세포와 달리 구멍이 뚫려 있는 등 모양이 다르다”며 줄기세포의 존재를 확신했다.

그는 처음에 줄기세포를 6개 복제했지만 4개가 오염되면서 2개만 남았고 6개를 추가로 만든 과정도 비교적 자세하게 공개했다.

▽“바꿔치기는 모른다”=김 연구원은 황 교수가 ‘서울대에서 보관 중인 줄기세포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가 같은 것은 누군가가 바꿔치기 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황 교수가 나를 의심한다”며 섭섭해했다.

그는 △서울대 출입카드가 없어 동반자 없이는 연구실에 못 들어갔고 △줄기세포를 두고 장난을 칠 이유도 없다며 자신의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 연구원은 “황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말이 모두 틀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한쪽 편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인상도 풍겼다.

회견 말미에 4일의 YTN과의 인터뷰에서 “MBC PD수첩팀의 강압 취재에 겁먹어 사실과 다른 말을 했다”는 발언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는 질문 등도 나왔다. 이에 대해 그는 “황 교수가 (해명 e메일) 문구를 불러주면 내가 그걸 타이핑해 보냈다”고 답했다. 이 e메일은 PD수첩팀의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로 쓰였다.

피츠버그=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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