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줄기세포 바꿔치기 가능성” 노성일 “연구원 매도”

  • 입력 2005년 12월 17일 03시 02분


코멘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는 하나도 없다”며 “그의 책임을 김선종 연구원에게 전가하는 행태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하면서 울먹였다. 홍진환 기자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는 하나도 없다”며 “그의 책임을 김선종 연구원에게 전가하는 행태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하면서 울먹였다. 홍진환 기자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의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진위 논란은 논문 공동저자인 노성일(盧聖一) 미즈메디병원 이사장과의 ‘줄기세포 바꿔치기 논란’으로 비화됐다.

황 교수는 이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청했고 이에 맞서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희대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황 교수는 16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배아줄기세포가 수립된 첫 단계에서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와 뒤바뀐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대해 사법당국에 정중히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MBC PD수첩팀 취재에 응하면서 연구팀이 자체적으로 검증한 결과 일부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와 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누군가에 의해 바꿔치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의 존재에 대해서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고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사이언스에 논문을 제출할 때 복제배아에서 11개 줄기세포를 추출했는지는 연구원 6명이 마지막 순간까지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황우석 “줄기세포 분명히 만들었고 원천기술 보유”

노성일 “황우석 책임 전가하는 모습 보고 참담”

이어 “초기 단계에 동결 보존한 5개의 줄기세포는 재검증을 위해 해동 과정에 있다”며 “앞으로 10여 일 이내에 (DNA) 지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우석 교수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고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사이언스 논문은 실수와 허점으로 성과가 퇴색된 만큼 자진 철회하기로 했다”면서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안철민 기자

미국 피츠버그대에 파견된 김선종 연구원도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줄기세포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셀라인’, 즉 줄기세포 8개를 확인했으며 나머지 3개는 본 적이 없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황 교수가 2개의 줄기세포 사진을 여러 장으로 만들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다”며 “이는 그 당시 키워 오던 6개의 줄기세포가 죽어 버렸기 때문에 고육책으로 나온 방안이었다”고 했다.

황 교수는 “테라토마 사진 조작 의혹 등 여러 심각한 실수와 허점으로 성과를 퇴색시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더는 논문을 유지할 명분이 없을 것 같아 공동저자들의 동의를 구한 뒤 자진 철회하겠다고 사이언스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가 기자회견을 끝낸 직후 노 이사장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는 하나도 없다”며 “미즈메디병원이 냉동보관 중인 2, 3번 배아줄기세포를 2, 3주 안에 해동해 진짜인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황 교수가 궁지에 처하자 동고동락해 온 김 연구원이 나쁜 행위를 했다는 식으로 희생양으로 몰고 가고 있다”면서 “황 교수의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황 교수가 김 연구원에게 ‘빨리 돌아와서 복제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일을 도와 달라’고 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피츠버그=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