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하버드大 교수 “뇌 성장 맞춘 ‘인지발달 교육법’ 뜰것“

  • 입력 2005년 12월 2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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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 에너지가 급상승하는 시기가 인지 발달이 급성장하는 시기와 거의 일치합니다. 뇌가 발달함에 따라 사고가 변하니 교육이 달라져야 하는 거죠. 또 수학 음악 등의 능력을 동시에 잴 수 있는 ‘자’를 찾아 이에 맞는 교육방법을 개발해야 합니다.”

‘마음, 뇌, 교육(Mind, Brain & Education)’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려는 신생 학문분야의 권위자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커트 피셔(62·인간발달·사진) 교수가 지난주 방한해 미래의 교육 방향을 제시했다. 피셔 교수는 MBE 프로그램을 처음 만들었고 국제 MBE 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달 26일 동덕여대에서 열린 MBE 세미나에서 피셔 교수는 뇌 발달과 인지 발달을 구체적으로 연결시켜 이를 교육에 적용하려는 시도를 소개했다. 특히 역동적 뇌 발달 패턴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막 기어 다니기 시작한 영아들의 뇌 기능은 우반구의 앞쪽, 뒤쪽, 정수리쪽이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이후 영아들이 능숙하게 기어 다닐 수 있게 되면 이들의 ‘기능적 결합력’은 떨어졌다. 또 영아가 말을 시작할 때는 좌반구의 앞쪽과 옆쪽이 긴밀히 연결된다.

또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복잡한 지식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일은 단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이해하는 여러 과정을 거친다. 물리학의 에너지 개념을 올바로 파악하거나 논설문을 제대로 쓰려면 최소한 한 학기 이상이 필요한 이유다.

피셔 교수는 “마음, 뇌, 교육을 연계하기 위해서는 인지과학, 생물학, 교육학 등의 상호 관계가 중요하다”며 “하버드 프로그램에는 신경과학자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가 끝난 뒤에 50여 명의 국내 학자가 참여해 한국 마음-뇌-교육 협회의 발족식을 가졌다. MBE와 관련한 공식적 협회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된 것이다.

동덕여대 우남희(아동심리) 교수가 한국 MBE 협회의 회장으로 추대됐고 서유헌(신경과학) 서울대 의대 교수, 이정모(인지심리) 성균관대 교수, 문용린(교육학) 서울대 교수 등이 임원으로 선출됐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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