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제대 20일만에 간암말기…검진 한번 못받아

  • 입력 2005년 12월 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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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을 호소하며 의무대에 가면 소화제 몇 알뿐이었고 그나마도 귀찮다며 그만 오라고 면박을 주기 일쑤였습니다.”

전역 20여일 만에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는 윤여주(26·전북 전주시 인후동) 씨. 대학 1학년이던 2002년 2월 군에 입대할 당시 172cm의 키에 59kg의 건강한 청년이었지만 현재는 뼈만 앙상히 남은 중환자의 모습이다.

군 신체검사에서 B형 간염보균자 판정을 받고 경기 파주시의 한 육군 보병부대에서 근무하던 윤 씨는 입대 초부터 잦은 복통에 시달렸으나 당시 부대 의무대에서는 소화제만 주며 돌려보냈다. 제대로 된 병원 검진 한번 받지 못했다. 과묵한 성격의 윤 씨는 휴가 때도 부모에게 자신의 상태를 밝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 씨는 “끊임없이 복통을 호소하자 의무대에서도 ‘웬 꾀병이냐, 귀찮다. 그만 오라’며 면박을 줬고 선임병들도 군기가 빠졌다며 괴롭혔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전역한 뒤 병원을 찾은 윤 씨에게 담당 의사는 간암 말기 판정을 내렸고 3차례의 대수술을 거쳤지만 희망은 사라진 상태다.

아버지 윤재호(56) 씨는 “독자인 아들을 시한부 인생으로 만들어놓고 나 몰라라 하는 정부가 원망스럽다”고 울부짖었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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