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샌가 "外高 하면 경기도"

  • 입력 2005년 11월 15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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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의 우수 중학생들이 경기지역의 외국어고로 빠져나가면서 서울과 경기도가 신입생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종전에는 서울에 6개의 외국어고가 있어 가장 많았으나 더는 늘지 않고 있다. 반면 경기지역은 2001년 과천외고, 안양외고 2개교에 불과했으나 최근 한국외국어대부속외고(용인외고), 명지외고 등이 신흥 명문고로 떠오르면서 현재 10개로 늘었다. ▶A24·25면에 관련기사

용인외고와 명지외고 등은 △우수 교사 스카우트 △독창적 교과과정 △현대식 기숙사 등을 내세워 서울 강남과 목동지역 학생을 유치하면서 경쟁률도 높아졌다.

경기 의왕시 명지외고는 성남시 분당지역이 평준화된 이듬해인 2003년 개교해 9.5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04년 개교한 용인외고도 첫해 경쟁률 7.75 대 1에 이어 올해는 9.67 대 1로 높아졌다. 올해는 서울 노원구의 학생들이 동두천외고에 대거 지원했다.

특히 용인외고는 개교 당시 대원외고 남봉철(南鳳喆) 교장과 민족사관고 박하식(朴河植) 교감을 파격적인 연봉에 스카우트해 화제가 됐다. 교장에게 교사 선발권을 위임했고 교사도 다른 학교보다 월 100만 원 이상 더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교감은 “경기도 출신이 70%이고 서울은 20%, 10%는 나머지 지역에서 온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울 소재 외고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우수 학생이 경기지역으로 유출되면서 올해 외고에 입학한 학생들의 실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은 2002년 ‘경기도 교육지원 조례’를 만들어 특수목적고 설립을 장려하고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 대일외고 김일형(金一衡) 교감은 “경기도는 입시 규제를 완화하고 서울보다 입시 일정을 앞당겨 우수 학생을 선점하고 있다”며 “서울시교육청은 구술면접에서 수학 과학 문제를 내지 말라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침만 따르다 학생을 빼앗기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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