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서울디지털대 신입생 모집 갈등

  • 입력 2005년 7월 2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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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비 38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설립자 황인태(黃仁泰) 전 부총장이 5월 구속된 서울디지털대(SDU)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가 신입생 모집 보류를 요청했으나 학교 측이 모집을 계속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부총장 구속 이후 SDU 운영과 채무 관계가 복잡해 2학기 신규 모집을 보류하도록 3차례 요청했으나 SDU가 응하지 않고 있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교육부는 “최근 경기 부천시 소재 학교법인 소유의 건물에 대해 채권자들이 가압류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안다”며 “신입생이나 재학생의 입학금과 등록금이 채무 변제에 사용될 우려가 있어 모집 보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SDU는 당초 이달 4일부터 8월 5일까지 학생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2일 교육부가 모집 보류 요구 공문을 보내오자 내부 논의 끝에 “별문제가 없다”며 11일부터 모집을 재개했다.

교육부는 12, 19일 두 차례 더 공문을 보냈지만 SDU는 신입생 원서접수를 계속하고 있다.

교육부는 “채권채무 관계가 너무 복잡하고 채권자가 학생 등록금을 가압류할 경우 학생 피해 구제 방안이 있어야 한다”며 “정상적 학사운영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고 교육부 감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별도 통보가 있을 때까지 신규 모집을 보류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용역회사인 M휴스닥도 “프로그램 개발비 등 65억 원을 갚을 것을 요구했으나 여의치 않아 전산장비와 인력을 철수했다”며 “그러나 SDU가 전산관리 프로그램을 불법 복제해 운용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DU 측은 “교육부와 대립할 뜻은 없지만 학생 모집은 교육부의 허가 사항이 아니며 관련 규정도 미흡하다”며 “교육부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한 소명 자료를 충분히 제출했고 학사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SDU 측은 “용역회사의 채무 액수는 구속된 부총장이 허위로 서류를 꾸며 횡령하는 등 상당 부분 과다 계상돼 실사가 필요하다”며 “교수협의회와 교직원노조가 설립되는 등 투명경영의 발판이 마련된 만큼 채무 규모가 정확히 밝혀지면 갚을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한편 SDU는 22일 조순(趙淳) 전 서울시장이 26일 총장에 취임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가 3시간 만에 연기한다고 발표해 취임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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