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 ‘공립 국제高’ 2008년 신설… 구로엔 과학고 설립

  • 입력 2005년 6월 14일 03시 20분


이르면 현재의 중학교 1학년이 고교에 입학하는 2008학년도에 국제적으로 고교 학력을 인정받는 ‘공립 국제고교’가 국내 처음으로 설립된다.

또 과학영재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과학고도 추가 설립돼 2008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 옛 혜화초등학교 터와 구로구 궁동에 특수목적고인 국제고와 과학고를 세우고 2008학년도부터 신입생을 각각 450명, 480명 선발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평준화 제도에 대한 보완책으로 학교 선택권을 확대하고 영재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학교 부지는 지역 간 균형발전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2008학년도부터 서울지역에선 과학고 2개와 외국어고 6개가 상위권 신입생 2749명을 매년 뽑게 된다”며 “서울 일반고 신입생 9만3000여 명 가운데 상위권 3%가 특목고로 빠져나가는 셈”이라며 반발했다.

▽국내에 첫 국제학교 추진=기존의 외국어고가 외국어 교육에만 특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국제고는 외국어에 재능이 있는 학생을 국제문제 전문가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학과를 △국제 정치·외교 △경제협력 △사회문화 등으로 나누며 학급당 25명씩 6학급, 총 18학급을 선발한다.

국내 학교로는 처음으로 고교 학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교과과정을 도입한다는 게 특징이다.

시교육청은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2004년 현재 116개국의 1135개 학교를 인증한 국제학력인증기구(IBO)나 미국의 학력인증기구인 미국서부교육연합회(WASC)로부터 교과과정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아직까지 부산국제학교는 물론 국내에선 IBO의 프로그램(IB프로그램)으로 교과과정을 꾸린 고교는 없다”며 “2008학년도부터 당장 IB프로그램으로 시작하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IB프로그램은 현재 일부 외국인학교가 도입하고 있으며 인천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 내에 설립될 외국교육기관도 도입할 예정이다. IB프로그램 이수자는 전 세계 대부분 대학의 진학자격을 얻는다.

국어 국사 예체능 등 일부 교과를 제외하고는 영어로 수업이 진행된다.

▽교육과정과 선발=국제고에서는 1학년 때 교육당국이 정한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으로 배우고 2, 3학년 때는 선택한 학과에 따라 전문 교과목을 82단위 이상 배우게 된다.

시교육청은 “외국어고 등 다른 특목고 출신처럼 국제고 학생이 대입에서 동일계열로 진학할 경우 우대받도록 추진할 것”이라며 “국제고의 동일계열로 볼 수 있는 학과가 서울에만 24개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고는 서울 소재 중학교 졸업생 가운데 내신성적 우수자나 관련분야의 적성평가 등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되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는 경시대회 전형은 최소화할 방침이다.

신설될 과학고는 일부 대학과 연계해 이공계 심화학습이수인정제(AP)만으로 무시험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현재 부산과학고 졸업생은 일정 학점 이상 AP과목을 이수한 경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스텍(포항공대)에 입학할 수 있다.

국제고와 과학고는 전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학비는 일반 공립 수준이다. 외국인은 특별전형을 통해 입학시켜 혼재 학급으로 꾸릴 예정이다. 최종 입시요강은 2007년 5월까지 발표된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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