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에 ‘전두환 대역’ 앉히고…국립묘지 참배작전

  • 입력 2005년 6월 2일 0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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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씨가 1일 측근 40여 명과 함께 대전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했다(왼쪽). 이에 반대하는 대전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20명은 “추징금을 납부하라”며 국립묘지 정문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대전=연합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씨가 1일 측근 40여 명과 함께 대전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했다(왼쪽). 이에 반대하는 대전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20명은 “추징금을 납부하라”며 국립묘지 정문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대전=연합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이 1일 오전 10시 40분경 부인 이순자(李順子) 씨, 황영시(黃永時) 씨 등 측근 40여 명과 함께 대전국립묘지를 찾아 장인인 이규동(李圭東) 씨와 12·12쿠데타의 주역인 유학성(兪學聖) 씨 등의 묘소를 참배했다.

전 전 대통령은 묘소 참배에 앞서 현충탑에 참배 분향한 뒤 “날씨가 좋아 병아리들이 많이 왔네”라며 호국의 달을 맞아 국립묘지를 찾은 유치원생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기도 했다.

그의 참배 과정에서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 20명을 따돌리기 위해 ‘작전’이 펼쳐졌는데 국립묘지에 들어갈 때에는 예정시간보다 20분 일찍 도착했고, 참배를 끝낸 뒤에는 승용차를 바꿔 타는 방법으로 정문을 빠져나갔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의 승용차로 알고 국립묘지를 나오는 에쿠스 승용차를 저지했더니 비슷한 용모의 다른 사람이 나와 항의하는 바람에 사과까지 했다”며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승용차가 전 전 대통령이 국립묘지에 들어갈 때 탄 차량이었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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