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이 예정지로… 어쩌나”

  • 입력 2005년 3월 24일 0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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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행정도시 예정지 및 주변지역이 공식 발표되자 충남 공주시와 연기군 현지에선 안도와 실망이 크게 엇갈렸다.

특히 예상 밖에 예정지로 포함된 지역 주민들은 당황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예정지로 포함된 공주시 장기면 산학리 박항기(51) 이장은 “정말 황당하다. 이제 우리 마을 주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공주시 반포면 원봉리 신승철(47) 이장도 “뜻밖이다. 우리는 떠날 준비가 안돼 있다”며 당황해했다.

이날 연기군청과 공주시청에는 주민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충남도와 공주시, 연기군 등 관련 행정기관들은 도면공람 준비를 하느라 이날 밤 늦게까지 환히 불을 밝혔다.

공주시 관계자는 “24일 도면공람 장소에 주민들이 많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행정도시 예정지역과 주변지역의 경계선상에 있는 주민들은 아직 자신들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모르기 때문에 24일 도면이 공개되면 희비가 엇갈릴 전망.

현재 토지가가 보상기준인 공시지가보다 3배 이상 올랐기 때문에 대부분 주민은 주변지역에 남기를 바랐다. 그러나 “토지를 매각하지 않는 한 10년 동안 각종 규제에 시달려야 한다”며 차라리 수용지역에 편입되는 게 낫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경계지역 가운데 연기군 금남면의 호탄, 장재, 용포, 신촌리 등의 경우 농지는 예정지로 편입돼 수용되는 반면 가옥만 주변지역에 남을 전망이어서 주민들이 생계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최무락 연기군 신행정수도건설사업소장은 “도면공람 이후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예정지역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개인 차원의 희망 사항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어서 민원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주=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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