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姜정무부지사 사퇴로 기운 까닭은?

  • 입력 2005년 3월 8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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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株) 테크’ 파문 속에서도 계속 직무를 수행하고 싶어 하던 강정호(姜玎鎬·57) 경남도 정무부지사가 ‘사퇴’ 쪽으로 마음을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은 자의(自意)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강 부지사는 지난 주말 주변 사람들에게 “물의가 빚어졌지만 주식 취득과정에 하자가 없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당분간 현직에 머물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7일 오전 11시 반경. 안상근(安相根) 도지사정무특보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를 찾아 “강 정무부지사가 5일 김태호(金台鎬) 도지사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알리면서부터. 안 특보는 “일단 여론의 추이를 보기 위해 사의 표명 사실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특보가 김 지사의 측근으로 주요 정책결정에 관여해 온 데다 민감한 사안을 굳이 공개한 점에 비춰 “이미 김 지사가 강 부지사를 내치기로 결심하고 여론몰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번 파문을 ‘교체’의 호재로 판단한 것.

최근 “김 지사와 측근들이 경제 및 국제 감각을 갖춘 독특한 업무스타일의 강 부지사와 ‘코드’를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일 처리 방식에도 불만이 적지 않다”는 말들이 흘러나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 지사 입장에서는 도의회 및 여론을 다독거리면서 ‘결단력’도 보여주는 이중효과를 노린 셈.

강 부지사도 8일에는 “경남도를 위해 좀 더 일하고 싶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주변을 정리했다. 그는 “진실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며, 충분히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최근 처분한 코스닥 주식의 이익금은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남도는 이번 주 중 강 부지사 퇴임을 전제로 후임자 물색에 나섰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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