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유출-답안대필 대가 학부모가 교사에 금품 제공”

  • 입력 2005년 2월 11일 18시 11분


코멘트
수년 전 서울의 한 고교에서 교사들이 학교 자체 시험의 문제지를 유출하고 답안을 대리 작성한 사실이 일부 확인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1일 “2001, 2002년 서울 금천구 M고에서 교사들이 중간 및 기말고사 때 문제지를 유출하고 답안을 대리 작성해 준 사실을 학생과 학부모들을 통해 일부 확인했다”며 “다음주 중 관련 교사들을 소환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김모 교사(48) 등 교사 6명이 학생 7명에게 문제지를 유출하고 이들의 답안지를 재작성하는 데 연루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의 교장과 교감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교사들에게 향응과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며 “대가성 등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을 업무방해 및 배임수재, 사문서 위조·행사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학교에 보관 중인 2001∼2004년 학부모회 임원 자녀와 성적이 비정상적으로 급상승한 학생들의 답안지에 대해서도 위조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의혹이 2002년 말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일부 드러났는데도 형사고발되지 않은 점에 주목해 교사와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들과의 유착 여부, 서울시교육청의 직무 유기 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사실을 포착해 학교법인 측에 해당 교사들의 징계와 형사고발을 권고했으나 법인 측은 징계만 했을 뿐 형사고발 권고는 묵살했고 서울시교육청 역시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