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대구 수성구청 직원들 “나눌 수 있어 행복해요”

  • 입력 2005년 2월 4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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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가정형편이 어려운 서울대 합격생의 등록금을 마련해 준 대구 수성구청 사회복지과 직원들이 주먹을 쥔 채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 수성구청
4일 가정형편이 어려운 서울대 합격생의 등록금을 마련해 준 대구 수성구청 사회복지과 직원들이 주먹을 쥔 채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 수성구청
‘마음이 따뜻한 공무원들….’

대구 수성구청 사회복지과 직원들이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애태우던 서울대 합격생 최모 군(18·대구 D고 3년)을 위해 성금을 모아 전달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수성구청은 4일 오후 최 군의 아버지(54)에게 ‘아들의 등록금으로 써 달라’며 성금 360만 원을 전달했다.

최 군은 2일 서울대 사회과학대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등록금 210만 원을 마련하지 못해 가족들이 발만 구르고 있었다. 최 군의 아버지는 현재 뇌경색 증세로 장애인(2급)인데다 최 군의 어머니(50)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

그동안 생활비는 대학을 휴학 중인 최 군의 누나(22)가 아르바이트로 벌어오는 60만 원과 구청에서 지원되는 생계보조비 30만 원이 전부였으나 최근 누나마저 일자리를 잃었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던 최 군의 아버지는 합격자 발표일인 2일 수성구청 사회복지과를 찾아 “어렵게 공부한 아들이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 구청 사회복지과 김태동(金泰東·42) 씨는 대구지역 사회복지분야 공무원을 중심으로 개설된 인터넷 카페 ‘손잡고 가요’에 최 군의 딱한 처지를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 지 하루만인 3일 오후 회원 20여 명이 호주머니를 털어 성금 170만 원을 마련했다.

수성구청 사회복지과 김미경(金美京·38·7급) 씨는 “최 군을 도와주겠다는 분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생애 최고의 ‘명절 선물’을 받은 것처럼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수성구청은 저소득층 응급구호비 등 80만 원을 마련했으며 전국공무원노조 수성구청지부도 40만 원을, 수성구 범어교회도 최 군을 돕는 데 사용하라며 70만 원의 성금을 보내왔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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