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 육군 오뚜기부대 김용식 상사(44)는 유격대 교관이던 1988년 동계훈련 작전 중 외딴 집에 살고 있는 김진호(70), 양순이 씨(71) 부부를 처음 만났다.
김 할아버지는 앞을 못보고 말도 하지 못했고 양 할머니도 말을 못하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부부였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난 김 상사는 돌보는 이 없이 어렵게 사는 노부부를 매주 찾기 시작했다.
남편의 ‘잠행’을 수상히 여긴 부인 한영자 씨(40)도 곧 ‘새 시부모님 모시기’에 동참했고 몇 년 전부터는 딸 미혜 양(18)과 아들 재광 군(16)도 종종 아빠를 따라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여름 할머니의 무릎 연골 파열로 일어서기조차 힘들게 됐다. 김 상사는 “돈 많이 들어 싫다”는 할머니를 억지로 병원으로 모셨다.
주치의인 의정부 성 베드로 병원 윤강준 원장(44)은 유격대 군의관일 때 김 상사와 함께 근무한 사실을 기억했고, 김 상사의 선행을 전해 듣고는 수술 일체를 무료로 해주었다.
포천=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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