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상사 “장애인 노부부 보고 어머니 생각났죠”

  • 입력 2005년 1월 9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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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상사(오른쪽)의 선행을 안 옛 전우 윤강준 원장이 최근 양순이 할머니의 무릎관절 수술을 무료로 해주었다. 사진 제공 육군 오뚜기부대
김용식 상사(오른쪽)의 선행을 안 옛 전우 윤강준 원장이 최근 양순이 할머니의 무릎관절 수술을 무료로 해주었다. 사진 제공 육군 오뚜기부대
장애인 노부부를 18년째 돌보는 현역 육군 상사의 미담이 한겨울 추위를 녹여내고 있다.

경기 포천시 육군 오뚜기부대 김용식 상사(44)는 유격대 교관이던 1988년 동계훈련 작전 중 외딴 집에 살고 있는 김진호(70), 양순이 씨(71) 부부를 처음 만났다.

김 할아버지는 앞을 못보고 말도 하지 못했고 양 할머니도 말을 못하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부부였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난 김 상사는 돌보는 이 없이 어렵게 사는 노부부를 매주 찾기 시작했다.

남편의 ‘잠행’을 수상히 여긴 부인 한영자 씨(40)도 곧 ‘새 시부모님 모시기’에 동참했고 몇 년 전부터는 딸 미혜 양(18)과 아들 재광 군(16)도 종종 아빠를 따라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여름 할머니의 무릎 연골 파열로 일어서기조차 힘들게 됐다. 김 상사는 “돈 많이 들어 싫다”는 할머니를 억지로 병원으로 모셨다.

주치의인 의정부 성 베드로 병원 윤강준 원장(44)은 유격대 군의관일 때 김 상사와 함께 근무한 사실을 기억했고, 김 상사의 선행을 전해 듣고는 수술 일체를 무료로 해주었다.

포천=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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