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자체평가, 63%가 '위기'

  • 입력 2005년 1월 6일 10시 37분


코멘트
지난해 하반기부터 노동계 내부에서 노동운동 위기론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간부들 상당수가 민주노총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은 지난해 말 총연맹, 산별연맹, 지역본부, 단위노조 등의 간부 352명의 의식 조사를 한 결과, 절반이 훨씬 넘는 63.6%가 '위기'라고 대답했다고 6일 밝혔다.

민주노총 내부의 문제점으로는 문제 의식의 정도에 따라 1~5점을 주는 방식으로 평가한 결과, 현장조직력 약화(3.98점)를 가장 크게 우려했고, 이어 단기이익 중심의 조합원 실리주의(3.96점), 기업별 노조체계의 한계(3.91), 정치 조직적 입장차이(3.70점) 등을 꼽았다.

민주노총의 활동과 조직문화에 대해선 '대공장 정규직 중심의 활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와 '몇 개 연맹 또는 대공장 의존도가 높다'는 항목에 찬성한 의견이 각각 73.5%, 79.3%였다. 민주노총이 투쟁성 강한 일부 대기업 정규직 노조 중심으로 움직이는 데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민주노총이 단위노조(조합원)의 요구를 잘 수렴하고 있는가'라는 항목에선 '아니다'(47.5%)가 '그렇다'(15.8%)보다 훨씬 높아 조직간 의사 소통과 의견 수렴에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다.

또 '민주노총이 일반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한가'라는 질문에는 '아니다'가 28.7%, 중립 37.6%, 그렇다가 33.7%로 집계됐다.

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위기 의식과 관련해 '중립' 의견(15.6%)까지 포함하면 79.2%가 민주노총의 위기론을 제기하고 있는 셈"이라며 "외부 환경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데 그에 걸맞는 통일된 대응전략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