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代, 채무자 딸 붙잡고 대낮 인질극… 딸등 2명 중상

  • 입력 2004년 12월 30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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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특공대원들이 30일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대구 동구 지묘동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깨고 집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대구=연합
경찰특공대원들이 30일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대구 동구 지묘동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깨고 집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대구=연합
40대 남자가 대낮에 아파트에 들어가 채무자의 여고생 딸 등 2명을 붙잡고 5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에 검거됐다. 이 과정에서 집주인의 남동생과 딸이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졌다.

30일 오전 9시 반경 대구 동구 지묘동 B 아파트 17층 최모 씨(45) 집에 윤모 씨(43·무직·대구 달성군)가 찾아가 “최 씨의 전처인 김모 씨(41)에게 4500만 원을 빌려주었으나 받지 못했다. 당장 김 씨를 불러오라”며 요구했다.

윤 씨는 이어 최 씨의 큰딸(19)과 둘째 딸(17·고3)의 손발을 테이프로 묶은 뒤 미리 준비해 간 휘발유를 거실에 뿌리고 주방의 가스 밸브를 열어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했다. 이어 집안에 있다 이를 말리던 최 씨의 동생(39)을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

당시 최 씨는 집에 없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질을 풀어줄 것을 설득하다 이날 오후 2시 반경 최 씨의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통해 특공대원 10여 명을 투입해 윤 씨를 붙잡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최 씨의 둘째 딸이 윤 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려 중상을 입었다.

윤 씨는 2년 전 자신의 결혼자금 4500만 원을 빌려간 최 씨의 전처 김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윤 씨가 돈을 받아 내기 위해 행방을 감춘 김 씨의 딸들을 찾아가 인질극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 주민 100여 명은 윤 씨가 난동을 부리자 황급히 대피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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