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경찰청장 왜 사표냈나]권력 핵심부와 人事갈등說

  • 입력 2004년 12월 28일 0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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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문(崔圻文) 경찰청장이 27일 전격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그 배경과 후임 청장에 누가 오를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퇴배경 뒷말 무성=최 청장이 임기 만료를 2개월여 앞두고 조기 낙마한 이유는 최근 경무관급 이상의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놓고 권력 핵심부와 의견 차이를 보였던 게 결정적 요인으로 알려졌다.

권력 핵심부는 표면상으론 “경무관급 이상의 승진인사는 차기 청장이 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다”고 밝혔으나 내심 최 청장이 제안한 인사안에 대해 특정지역에 치우쳤다는 이유로 불만을 나타냈다는 것.

이에 대해 최 청장은 “청장 인사주기와 청장의 임기가 맞지 않아 내부의 인사권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며 이런 갈등설을 부인했다.

최 청장이 고향인 경북 영천에서 내년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거나 국가정보원 등으로의 자리이동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그러나 최 청장 본인이 “정치에 뜻이 없고 경찰총수로서 만족스럽다”고 밝혀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최 청장의 사의 표명으로 경찰 내부에서는 “초대 임기제 경찰청장이 중도 낙마해 앞으로의 경찰청장도 임기보장이 어렵게 됐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후임 청장 누가 되나=현행법상 경찰청장은 경찰위원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관례상 경찰위원회 동의 이전에 사실상 대통령이 차기 청장을 내정해 왔다는 점에서 조만간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후보군인 치안정감 5명 중 현재로서는 허준영(許准榮)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김홍권(金洪權) 경찰청 차장이 가장 유력한 상태.

1952년생으로 후보군 가운데 두 번째로 젊은 허 청장은 외무고시 출신에다 업무 처리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2월 대통령치안비서관으로 발탁될 당시 비슷한 연배 중 업무 성적이 가장 우수해 만장일치로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최 청장과 마찬가지로 TK(대구 경북) 출신이라는 것이 약점.

김 차장은 경찰청 경무기획국장과 차장 등 현 최 청장과 함께 지난 2년 동안 경찰 내부혁신을 주도해 온 점과 첫 충북 출신 경찰청장의 탄생이라는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 반면 1947년생으로 현 최 청장(1952년생)보다 나이가 꽤 많은 것이 부담이다.

이 밖에 이상업(李相業) 경찰대학장과 이승재(李承栽) 해양경찰청장, 하태신(河泰新) 경기지방경찰청장도 신임 검찰총장, 국세청장, 국가정보원장 등 ‘빅 4’에 대한 지역 안배를 고려할 경우 막판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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