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박물관 유물도난조차 몰랐다… 뒤늦게 수사의뢰

  • 입력 2004년 12월 26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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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에서 야외에 전시 중이던 유물이 도난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유물 보관과 관리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경주박물관에 따르면 10월 말 전체 소장유물(10만여 점)을 대상으로 실사작업을 한 결과 박물관 내 경주문화재연구소 앞 잔디밭에 있던 석인상(石人像·사진) 1점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9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석인상은 높이 70cm, 폭 30cm, 무게 50kg 정도로 양반가문의 무덤 앞에 세워져 있던 일종의 호석(護石)이다.

1930년대 경주박물관의 전신인 경주고적보존회 당시 들여와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측은 2002년 5월 소장유물에 대한 실사를 한 뒤 2년 5개월 만에 다시 실사를 할 때까지 이 유물이 사라졌는지조차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 석인상의 크기와 무게를 감안할 때 사람이 직접 운반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최근 2년여 동안 경주박물관 내에 출입한 공사 차량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주박물관 유병하(兪炳夏) 학예연구실장은 “도난 사실을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고하고 조사한 결과 석인상은 주요 문화재가 아닌 민예품 수준으로 파악됐다”며 “야외에 있는 1200여 점 중 비교적 가치가 떨어지는 유물을 훔쳐간 점으로 미뤄 전문가 소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주=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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