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검찰, 공부바람 분다… 새해 슬로건 ‘연구하는 검사’

  • 입력 2004년 12월 26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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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검찰청에는 ‘밤샘 수사’ 대신 ‘밤샘 공부’가 유행할 것 같다. 검찰이 ‘공부하는 검찰’을 제1 과제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은 내년부터 검사 개인의 논문이나 연구실적을 인사고과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검찰은 또 조직관리와 인사도 기존의 ‘보직 위주’에서 ‘전문성’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대검 고위 간부는 “내년 검찰의 캐치프레이즈는 ‘공부하는 검찰, 연구하는 검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실적 없으면 승진도 못해=대검찰청에 따르면 내년부터 법학 학술지나 학회에 논문을 게재한 검사에게는 인사고과 때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중장기적으로는 법무연수원 산하에 연구부를 설치해 경력 10년차 이상 검사 50여 명을 파견해 형법과 형사소송 제도를 연구하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전체 검사 수가 1500여 명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조치다.

한 대검 간부는 “앞으로 부장급 검사들은 연구과제를 마쳐야만 일선 검찰청의 부장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은 연구검사 증원으로 인한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앞으로 검사 신규 임용 규모를 늘려 총검사 수를 현재의 1500여 명에서 5년 후에는 1800여 명으로 증원키로 했다.

▽1검찰청 1특성화 동아리 신설=대검은 검찰청별로 특성에 맞는 연구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도록 했다. 예를 들면 서울중앙지검에는 특별수사부나 금융조사부와 관련된 특별수사 기법 등을 연구하는 동아리를 만들게 하고 공단이 밀집해 있는 울산지검과 창원지검에는 노동 분야 연구회를 만드는 것이다.

대검에서는 1월 중 30여 명의 회원으로 이뤄진 ‘영미법 연구 동호회’가 발족할 예정이다. 이미 활동 중인 동호회에는 연구비와 교재비를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다. 11월엔 봉욱(奉旭) 검찰연구관 등 검사 36명이 참여해 형사정책을 연구하는 ‘책사랑 동호회’가 발족돼 월 1회 세미나를 갖고 있다.

검찰의 연구역량 강화 방안은 올해 사법개혁위원회 활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법원, 재야법조계, 법학계와 논리 및 법리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처졌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도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사개위 활동을 보니까 검찰도 법무연수원에 연구검사를 많이 둬 역량을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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