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김일병 구하기’ 쏟아진 온정

  • 입력 2004년 12월 20일 2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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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돕는 마음을 가꾸겠습니다.”

육군 50사단 의성·군위대대(대대장 정석곤·鄭錫坤 중령) 소속 김남일 일병(21)은 지난달 자신의 집(경북 의성군 단촌면 상화리)에 불이 나 전소되면서 몸만 겨우 빠져나오는 불행을 겪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집에서 출퇴근하며 군복무를 하는 상근 예비역으로 올해 1월 입대한 김 일병은 함께 근무하는 장병들과 의성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다시 일어섰다. 전우들은 일일찻집을 열어 모금운동에 나섰고 의성군 의용소방대와 부녀회도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았다. 농협과 축협은 쌀과 담요 등 생필품 100만원어치를 내놨다.

정해걸(丁海杰) 의성군수가 100만원을 보태는 등 의성군내 공무원들도 힘을 모았다.

부대는 이렇게 모은 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20일 김 일병의 가족에게 전했다.

집을 잃은 김 일병은 한 달 넘도록 부대 안에서 지내고 있다. 또 그와 가족들은 군내 금융기관에서 장기융자로 대출해준 돈으로 조립식 집을 짓고 있다.

평소 다소 소극적이던 김 일병도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매우 활동적으로 변했다는 게 주변의 평가.

김 일병을 매주 면담하는 대대장 정 중령(46)은 “창고까지 불에 타 당장 내년 농사가 걱정스런 상황”이라며 “김 일병이 마음 놓고 군복무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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