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해 넘기는 사업들/⑤대중교통 환승정책

  • 입력 2004년 12월 20일 1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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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올해 추진한 대중교통 환승 정책은 결과적으로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는 당초 11월부터 시내버스와 지하철 간 환승 요금을 50% 할인해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또 시내버스와 지하철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환승정류장을 대대적으로 조성하겠다던 계획도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시는 환승객 편의 등을 명분으로 7월엔 지하철 요금을 평균 25%, 11월엔 시내버스 요금을 11.1∼33.3% 올렸다.

▽시범사업으로 끝난 환승 정류장 개선=“시내버스와 전철을 번갈아 타는 승객이 비를 맞지 않고 이동할 수 있도록 정류장 시설을 전면 교체하겠습니다.”

인천시는 올 상반기까지 경인전철과 인천지하철1호선 32개 역을 개보수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시범사업구역으로 지정된 경인전철 주안역 광장에 환승정류장 시설이 꾸며지고, 경인전철 간석역과 도화역 등 2곳의 시내버스 정류장 연결 통로에 비가림막이(캐누피)가 설치된게 전부다.

시는 특히 주안역 환승정류장에 시내버스 14개 노선을 경유시키기로 했으나, 인근 지하상가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7개 노선만 유치했다.

인천발전연구원 석종수 박사는 “정류장 이동에 따른 상인들의 반발이나 교차로에서의 교통정체 가중 등의 이유로 환승정류장 조성사업이 순조롭지 못했다”며 “간선도로 폭을 정비한 뒤 교통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형태의 환승정류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갈길 먼 환승 요금 할인=시내버스에서 시내버스로 갈아탈 경우 횟수에 상관없이 무료로 탈 수 있는 ‘무료 환승제’가 지난해말 실시된데 이어 올 11월부터 시내버스-지하철 간 ‘환승 할인제’가 실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결국 환승할인제는 인천지하철에서 시내버스로 갈아탄 승객에게만 50% 할인 혜택을 주는 ‘반쪽 짜리 제도’에 그치고 말았다. 시내버스↔경인전철 간 환승객과 시내버스→인천지하철 환승객은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것.

이는 시와 철도청이 할인 요금 보전을 위한 분담금 문제를 합의하지 못한데다, 시내버스와 인천지하철에 설치된 교통카드 정산시스템을 사전에 일치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는 내년 4, 5월 환승 할인제를 확대해 전면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철도청과의 협상이 답보상태이고 할인 요금 보전을 위한 예산(200억원 추정)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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